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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미씨의 문화생활 Jan 23. 2024

뮤지컬 겨울나그네

한겨울 나그네의 발자국은 남는 것처럼




겨울나그네


뮤지컬 '겨울나그네'는 2023년 12월 15일부터 2024년 2월 25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이다. 이 뮤지컬은 故최인호 작가의 대표적인 소설 '겨울나그네'를 원작으로 하여 새롭게 재창작된 무대이다. 


원작 겨울나그네는 1884년 동아일보에서 연재되었으며 영화화, 드라마화에도 성공하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한때 한국 대중문화를 선도한 작품이다. 이 문학적 유산을 동시대성을 반영한 순수한 청춘의 초상으로 시대를 초월한 아름답고 아련한 작품으로 재탄생시키고자하는 각오가 담긴 뮤지컬이다.


캐스트



방문했을 당시 캐스트로는 ‘한민우’ 역에 뉴이스트 렌 ‘박현태’ 역에 려욱(슈퍼주니어)‘정다혜’ 역에 임예진, ‘제니’ 역에 여은 로라킴의 ‘오진영’ 허버트의 ‘진상현’ 아버지 역에 ‘서범석’ 등 외 앙상블들이 이번 캐스트였다. 



겨울나그네 작품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순수한 의대생이었으나 아버지의 죽음과 출생의 비밀로 뜻하지 않은 사건들에 휘말리는 한민우와 이런 민우를 친동생처럼 아끼며 다혜에 대한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박현태. 민우와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지만 계속되는 엇갈림 속에 현태에게 의지하게 되는 성악과 학생 정다혜. 클럽 나이아가라의 댄서로 밑바닥 삶을 살아가던 중 민우를 만나 새로운 삶을 꿈꾸는 제니(은영)의 이야기이다.


겨울나그네 줄거리



맨 처음 시작할 때 ‘제니’ 역에 여은 배우가 홀로 노래를 부르며 시작한다. 마치 독백처럼 말하는 게 클럽 나이아가라의 추억을 회상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서 과거로 이어지는 듯 화려했던 클럽 나이아가라에서 제니가 춤을 추고 공연을 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어서 큰 비명소리와 함께 한민우 역할의 렌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들어와 자신이 왜 이렇게 된 건지에 대한 후회와 미련이 가득 담긴 노래를 마치며 쓰러진다. 첫 시작을 어떤 이유에서 이런 비극적인 내용인지 궁금증을 유발하며 시작한다. 



시간은 처음으로 돌아간다. 민우와 혜진은 캠퍼스에서 우연히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되고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민우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죽음, 그리고 이어진 출생의 비밀과 그로 인해 순수했던 청년에게 불어닥치는 사건 사고들로 점차 조금씩 일상이 무너져 내려가기 시작한다. 


민우는 이 시련을 이겨내려고 노력해 보았지만 아버지를 찾아오는 빚쟁이을 막다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의대생을 지망한 것과는 반대로 자신의 손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였고 이러한 죄책감과 혼란스러움을 해결하지 못하고 도망치고만다.


민우는 결국 클럼마담이자 자신의 이모인 로라킴에게 가게 되고 로라킴이 운영하는 클럽 나이아가라에서 일을 하게 된다. 어느날 허버트와 함께 일을 하다 민우는 싸움에 휘말렸고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을 칼로 찌르게 되었으며 동시에 자신도 칼에 맞게 된다. 이어서 뮤지컬 맨 처음에 등장했던 장면이 다시 나오면서 첫 단추를 풀면서 1막이 끝난다. 


1막에서는 마치 순수했던 한 청년이 점차 망가져가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희망 하나 없는 절망속에 빠지며 점차 타락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과연 민우는 2막에서는 이런 슬픔과 아픔을 과연 이겨낼 수 있을까?


2막의 시작은 이렇게 망가진 민우라도 가지고 싶어 하는 제니가 껍데기만이라도 곁에 남기기 위해 처절하게 민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고 결국 제니는 민우의 아이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1막에서의 일로 인해 민우는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 상태였고  로라킴은 제니도 모르게 민우를 숨겨주게 된다. 



도망자의 신세지만 첫사랑이 그리웠던 그는 자신의 아이를 가진 제니를 두고 다혜에게 찾아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민우는 자수를 하고 죄를 참회한 뒤 다시 다혜에게 돌아가려고 했지만 민우가 저지른 일들을 모두 알게 된 현태는 다혜를 위한다면 민우가 떠나기를 원했고 결국 민우는 자신이 벌인 일로 인해 슬프지만 다혜를 놓아주게 된다. 다혜 또한 민우가 제니(은영)와 새로운 가정을 가지게 된 것을 알게 되자 결국 다혜도 민우를 놓아주고 현태와 이루어진다.



이 모든 상황을 겪은 민우는 이제야라도 바로잡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아이와 가정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였고 마지막 죽을 수 있는 각오를 가지고 큰 도박을 하게 되지만 결국 이 일은 민우를 진정한 죽음이라는 편안한 휴식이자 어둠 속으로 데려가버린다.  삶을 놓을 만큼 힘들고 괴로웠음을 표현하는 민우의 노래는 '세상은 어둠뿐'이라는 제목처럼 자신은 죽음이라는 어둠 속으로 가고 있으며 내리는 흰 눈이 이 어둠을 덮어버리며 자신을 지워간다고 생각며 민우는 눈을 감는다.


한겨울 나그네의 발자국은 남는 것처럼


민우의 삶은 아픔과 상처로 가득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조차도 민우는 자신의 세상은 어둠뿐이라고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그러나 이후 흘러나오는 레퀴엠이라는 노래는 민우의 생각과는 다르게 세상에는 슬픔과 아픔도 있지만, 그것이 영원히 지속되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매일 이별하면서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모든 것을 기억하고 마음에 남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영영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민우와는 다르게, 다혜, 현태, 제니에게는 그와의 추억이 남아있다. 다혜에게는 첫사랑의 설렘을, 현태에게는 즐겁게 이야기하고 웃던 행복한 기억을, 제니에게는 슬프지만 행복하게 해준 꿈같은 시간을 준 것이다.


한평생을 춥고 외롭게, 어둠 속을 헤맸던 민우이지만 그가 남긴 흔적은 어떤 형태로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았다. 마치 한겨울 나그네의 발자국은 남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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