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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혜나 Oct 24. 2023

인생을 확실히 배우는 방법

젊은이들이 지금 당장 삶을 실제로 경험해 보는 것 이상으로 인생에 대해 확실하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그런 방식이야말로 수학만큼이나 그들의 정신을 갈고닦아줄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어느 소년에게 예술과 과학에 대해 가르치고 싶을 경우 나는 흔한 방식으로 그 아이를 교수에게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그곳에서는 모든 것을 교수하고 실습할지 몰라도 인생이라는 기술을 배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망원경이나 현미경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법은 배울지 몰라도 눈으로 직접 세상을 보는 법은 배우지 못할 것이다. 화학에 대해서는 배우겠지만 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은 모를 것이고 기계학은 배우겠지만 기계를 만드는 방법은 모를 것이며 해왕성의 새로운 위성을 발견할 수는 있어도 자기 눈에 티끌은 보지 못하거나 그 자신이 어떤 부랑자에 위성인지 알지 못할 것이다. p76

나는 삶을 실제로 경험하며 배우고 싶어서 대학을 졸업한 후 더 이상 학교를 다니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15년의 세월 동안 나는 무수히 흔들렸다. 다시 학교에 돌아가 공부하고 싶다고 수도 없이 생각했다. 아무것도 확실한 것이 없는 이 세상에서 학위 졸업장만큼 나의 신변을 보증해 줄 만한 서류는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럼에도 늘 망설이며 실행하지 못했던 이유는 그 종이를 얻고 난 후 나는 정말 만족할 것인지 확신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 나는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학교로 다시 돌아갔다고 해도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고민하며 흔들렸던 지난 시간만큼 그 속에 있으면서도 무수히 고민하고 흔들렸을 것이고 공부하느라 날려 보낸 기회비용을 계산하며 다른 방식으로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나는 그저 흔들려야 했던 것 같다. 생각한 데로 산다는 것은 언제나 예상보다 힘들다는 진리처럼 실제로 경험하며 진짜 삶을 배우기 위해 나는 흔들려야 했고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나 자신이 어느 부랑자의 위성인지 깨닫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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