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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이프라인 Aug 02. 2024

그 순간이 다가왔다.

힘듦은 몸과 마음이 기억해


 부자의 습관을 알아보며 적용하려는 약 3달의 시도 기간 동안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부자의 루틴 하나를 추가할 때마다 처음에는 호기심이, 그다음에는 즐거움이, 마지막에는 고통이 찾아왔습니다.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일찍 일어나기였습니다. 처음에는 10분 일찍 일어나 하루를 맞이하며 독서도 하고 커피도 마시며 하루를 여유 있게 시작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조금씩 시간을 당겨 원래 일어나는 시각보다 30분 정도 일찍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정말 삶이 풍요롭고 여유로워졌습니다. 커피를 타고 책을 읽으며 하루를 계획하는 등 많은 것을 할 수 있었고 '생각보다 어렵지 않네.'라는 자만심이 피어날 때 아이가 갑자기 아팠습니다. 며칠 밤 끙끙거리는 아이에 엄마도 피곤에 쓰러져갔고 저의 습관도 무너져갔습니다.


  '오늘은 어제 늦게 잤으니...', '5분만 더 있다가 일어나 하자.', '오늘은 좀 피곤하네...'

 다양한 이유를 대며 조금씩 늦어진 습관에 눈꺼풀은 금방 적응해 버려 2달 가까이 만들어놓은 습관은 순식간에 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처럼 사라졌습니다.   


 3달이 지나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지금은 처음 시작한 3월보다 고작 10분, 20분 일어납니다. 힘들지만 한 번 해보았기에 조금은 더 쉬울 거라 마음에 위안을 삼으며 다시 30분 이상 일찍 일어나려 노력 중입니다.


 두 번째 시도는 독서였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독서를 매우 좋아합니다. 지금까지 꽤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경제도서에서 알게 되는 새로운 지식과 마음가짐은 많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따라가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부자들의 마음, 태도, 그리고 습관.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씩 닮아가고 있다고 생각했고 금방 따라 할 수 있을 거라는 오만함마저 들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경제 상황에서 부자들의 생각처럼 행동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집값이 올라갈까, 떨어질까, 경제가 좋아지는 걸까, 나빠지는 걸까, 집을 사야 하나, 팔아야 하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기준 없이 판단 내리기가 어려웠고 잔잔한 호수에 흘러가던 물 같던 마음은 마구 요동쳤습니다.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책으로 읽을 때는 금방 따라잡을 것 같던 부자들의 독서 습관은 마음을 다스리는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저에게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마지막은 운동입니다.

 운동은 제가 제일 싫어하면서 동시에 필요를 못 느끼는 부분이었습니다. 근육질 몸매에 대한 로망은 없었지만 항상 적정량의 음식 섭취와 게으르지 않은 생활태도로 20년 동안 체중의 변화는 많지 않았습니다.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다 보니 체력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 채 있었고 예전 시절을 생각하며 '아직은 괜찮겠지.'라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의 저는 새로운 40대, 두 번째 10대를 맞이하며 체력을 기르려 아침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첫날 아침 가볍게 짧은 거리를 뛰고 기록을 보니 예전에 비해 조금 느려지긴 했지만 운동 안 해온 지난날을 생각하면 괜찮은 수준의 기록이었습니다. 같은 거리에 좀 더 달리는 속도를 올린 두 번째 날,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운동을 마치고 구토할 것 같은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구토를 하지는 않았지만 순간 '내가 무리를 했구나.'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습니다. 고작 이 정도가 무리라는 것이 너무 당황스러웠고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날 아침은 몸이 일어나기를 거부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혼은 일어나 있는데 몸이 누워있는 느낌은 마치 유체이탈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부터 영혼이 신체를 억지로 잡아끌고 밖으로 나가는 어색하고 피곤함이 느껴지는 순간은 평행세계에서 온 또 다른 내가 현재 세계에 있는 나를 이끄는 듯한 그림으로 머릿속에 그려졌습니다. 그렇게 혼란에 빠진 채 운동을 마쳤습니다.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몸이 기억합니다.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되고 이렇게 하나씩 해나가야 더 발전하는 내가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순간순간의 고통을 기억해 몸이 거부합니다. 달콤한 유혹, 한순간의 나태함, 그리고 타성에 젖은 어리석음에 우리는 그 순간을 흘려버리고 맙니다.


 요 몇 달간은 매 순간이 결정의 시간이었습니다.


 일어날까, 더 잘까. 할까, 말까. 이렇게 까진 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닐까.


 제가 내린 결론은 '내가 부자가 되고 싶다면 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그대로 변화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달라지지 않는다.'입니다.


 최근 3달 동안의 변화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저와는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20년 전에 들었던 연애 충고를 생각나게 합니다.


 "왜 그 사람이 괜찮다 생각이 들 때쯤 그 사람은 나를 포기하는 걸까? 나는 이제야 마음이 좀 열릴 것 같은데... 참 연애 어렵다... 넌 꼭 괜찮다 생각하는 사람 있으면 절대 포기하지 마. 그 사람이 너에게 마음이 넘어가기 직전일 수 있어."


 모든 그 직전은 항상 지금 이 순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순간은 하나의 점으로 인생 그래프에 찍히는 것이 아니라 선으로, 면으로 계속 이어져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고비를 넘기면 내가 얻고자 했던 생활 습관과 루틴은 나의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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