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당신을 가난하게 만듭니다.

(나에게 쓰는) 숫자의 함정

by 파이프라인


숫자는 계급을 만들고 당신을 난도질합니다. 연봉, 순위, 자산 같은 숫자들이 우리의 가치를 섣불리 재단하는 잣대가 되곤 하죠. '상위 몇 프로', '10억 자산가' 같은 문구들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동시에 깊은 좌절감에 빠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순간, 나는 변함이 없는데도 갑자기 초라해지거나 반대로 오만해지기도 합니다.


제가 꿈꾸는 삶은 무엇일까를 고민해 봅니다. 돈이 많은 삶. 100억 정도면 될까요. 계산을 해보니 그마저도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부자 동네에서도 좋은 집에 살고, 고급 차를 타며,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 100억도 순삭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구 순자산 10억이면 상위 10%라는 말이 있는데 위와 같은 생활에서는 100억도 결코 특별하지 않게 느껴집니다. 1000억이면 충분할까요? 평생 편하게 먹고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이상의 자산으로 원하는 것 다 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으니 부러울 따름입니다. 현실을 마주 하니 처참한 기분이 듭니다. 마음이 가난해집니다.


멈추고 차분히 주위를 둘러봅니다. 그렇게까지 살아야 할까요? 여행에서 돌아오니 지금 집이 충분히 편하게 느껴집니다. 이사를 생각하다가도 지금처럼 가까이에 마트가 없으면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수가 넓은, 커다란 집보다는 적당한 공간의 내 방 하나만 제대로 있으면 충분하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갑자기 100억이 생긴다 해도 제 생활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마음에 여유는 조금 더 생기겠지만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는 저에게 '남는'이라는 단어는 '사치'라는 뜻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남들과 비교하면 저는 순식간에 가난해집니다. 숫자로 비교하는 태도를 멈추고 내 삶을 바라보면 이미 나는 충분합니다. 비교에서 빠져나와 시원한 곳에서 뒹굴거리는 지금은 누구보다 부자입니다. 누군가 "돈 얼마나 있는데?"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와 제 가족이 딱 생활할 만큼 있네요. 저는 꽤 부자입니다."


비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면 우리는 순식간에 부자가 됩니다. 지금 이 순간, 시원한 곳에서 뒹굴거리는 여유와 평화가 바로 우리가 가진 큰 자산입니다. 숫자는 마음을 재단하는 도구가 아니라 삶의 다른 곳에서 더 필요합니다. 진정한 부자는 통장에 찍힌 숫자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얼마나 만족하고 감사하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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