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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강인성 Jul 11. 2021

애플만세!!

당신이 애플로 갈아타야 할 이유

 졌다. 항복. 그들을 도저히 당해낼 재간이 없다. 스스로 언제나 변화에 민감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였다. 그런 사람에 부합되는 선택을 하기 위해 나는 항복을 선언할 수 밖에 없었다. 첫 스마트폰을 쓴지가 어언 8년. 8년의 긴 시간 끝에 삼성을, 갤럭시를, 안드로이드를 놓아주기로 했다. 애플. 그들에게 두 손 두발 다 들었다. 


 내가 애플로 넘어갈 결심을 하게 된 건 이번 4월 애플의 새로운 아이패드에 아이맥에 대한 제품 발표 이후이다. 그때 나는 새로운 노트북을 사야 해 델(Dell)의 하이앤드 제품 라인인 XPS를 구매하기로 결심, 실제로 구매까지 완료하고 제품을 기다리고 있던 상태였다. 무려 220만원 대의 가격을 내고. 심지어 미국에 있던 누나 찬스로 미국 직구를 할 수 있어서 220원이었지 국내가격은 270만원이었다.

 애플은 이미 2020년 11월에 새로운 m1칩을 탑재한 맥북을 출시했었다. M1칩이 무엇이냐. 바로 일반적인 컴퓨터의 cpu가 아닌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cpu형태의 칩이다. 애플은 그 m1칩으로 믿을 수 없는 성능을 보이고 말았다. 노트북의 영원한 난제였던 발열을 해결했고 배터리 성능을 극대화했다. 동시에 모바일기기에서 느낄 수 있는 쾌적한 사용 감을 제공했다. 하지만 정말 놀라웠던 건, 역시 백만원 초반대의 가격이라는 것. 노트북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 성능과 가격. 기존 노트북 중 상급 노트북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었지만, 가격은 공식 홈페이지 기준 1,185,000원으로 책정되었다. 

 그럼에도 20년 11월 당시엔 맥북을 살 생각이 없었다. 그때도 새로운 노트북의 필요성을 느끼곤 있었지만 맥북은 아니었다. 그건 마치 이솝 우화 속 포도를 보는 여우의 마음과 같았다. 이미 나는 안드로이드 체계의 제품들을 거의 완전 체에 가깝게 구성해놓은 상태였다. 갤럭시s9에 갤럭시탭7+, 버즈라이브에 갤럭시워치액티브2까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구축한 내게 애플이 낄 자리는 없었다. 여기서 맥북을 산다는 건 저 모든 제품을 전부 부정하는셈이다. 그러니 제 아무리 맥북이 환골탈퇴를 하고 나왔다 한들, 나는 맥북을 보며 ‘저 포도는 실꺼야.’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스스로 안드로이드와 윈도우 제품도 훌륭하지라고 되새기며 열심히 적절한 노트북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시간은 흘러 21년 4월. 큰 결심을 하고 거금 220만원을 쓴 그때. 마음의 평화를 찾아왔다 생각했던 어느 날. It기기전문유튜브채널들이 시끌벅적 해있었다. 무슨 일인고 하니 어제가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였단다. 무슨 내용인지 들어나 보자 하며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영상 속엔 ‘혁신’이 담겨있었다.

 애플의 신제품라인은 데스크탑인 아이맥과 아이패드프로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번 아이맥에도 m1칩을 넣고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제품을 출시했다. 놀라웠다. 이제는 노트북이 아닌 데스크탑에도 m1칩을 넣다니. M1칩에 대한 자신감이 보였다. 하지만 다음 소식은 놀라움 이상의 충격이었다. 아이패드프로 또한 m1칩이 들어간다는 내용이었다.

 이것이 왜 충격인지는 2017년에 나온 애플의 아이패드 광고를 보면 알 수 있다. 4년 전에 본 1분 짜리 짧은 광고는 내 머릿속에 깊은 인상을 남기었다. 내용은 이러하다. 초등학생쯤 되는 아이가 아이패드를 들고 이곳저곳을 다닌다. 아이패드로 그림도 그리고 만화도 읽고, 숙제도 하며 신나게 놀러 다닌다. 아이는 아예 마당에 자리를 잡고 엎드려서 아이패드를 보고있다. 그때 옆집의 아주머니가 나와 아이에게 묻는다. 

“Hey! What you doing on computer? (얘! 컴퓨터로 뭐하고 있니?)”

아이는 대답한다. 

“What’s computer? (컴퓨터가 뭐예요?)”

마지막 한 문장으로 애플은 자신들이 만들어갈 미래를 보여주고 그 기대감을 품게 하였다. 언젠가 크고, 무겁고, 둔한 컴퓨터의 자리를 결국 태블릿이 대체할 것이다 라는 기대. 그리고 4년 후 21년. 애플은 그 기대를 기어이 현실로 이루고 말았다. 놀라운 성능과 만듬새를 보여준 맥북. 그리고 이제 그 놀라움을 우리는 아이패드프로에서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은 무엇일까. 더 발전한 m2칩의 등장. 컴퓨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고성능 프로그램의 아이패드 동기화. 그리고 m1칩이 탑재 된 아이폰. 여기까지의 그림이 그려지자 나는 백기를 들고 말았다. 애플이 미래였다. 애플 외의 제품들은 이제 한 걸음, 아니 두 걸음은 뒤쳐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모두 통일된 칩을 통한 유기성. 스마트폰의 편의성과 데스크탑의 성능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기기들. 그리고 기존의 애플 제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놀랍도록 합리적인 가격. 맥북을 안 살 이유는 이제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14년 전 세상을 바꾸어 놓았던 발표를 기억하는가. 청바지에 검은 목 폴라를 입은 스티브잡스. 그는 자신 있는 모습으로 무대에 나와 세가지를 말하였다. 터치로 조작 가능한 넓은 화면의 MP3인 아이팟. 혁신적인 휴대폰. 그리고 획기적인 인터넷 통신기기.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화면엔 아이폰의 모습이 최초로 공개되었다. 그 이후 모두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리게 되었고, 애플은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당연히 아직은 아이패드가 완전히 컴퓨터를 대체 할 수 없다. 성능이 컴퓨터 급이라고 해도 수많은 프로그램들의 최적화적인 부분에서 태블릿은 아직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것이 내가 아이패드프로가 아닌 맥북을 구매한 이유이다. 

 그러나 그건 아이폰1이 나왔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제 아무리 스티브 잡스의 발표가 혁신적이었다 해도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이 가질 영향력을 의심했었다. 지금의 스마트폰이 바꾸어놓은 우리 사회를 생각하면 그 당시의 의심은 허무하기 그지없다. 

 맥북을 구매하기 전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곳은 지금과 완전히 다른 세계이다. 두려움을 버리고 미래를 위한 변화로 나아갈 수 있는가? 만약 내가 망설이는 이유가 그것 하나뿐이라면 대답은 정해져있었다.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내가 9년 만에 첫 애플의 제품, 맥북에어m1을 산 이유이다.   


보기만해도 배부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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