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보며 걷다
오십이 넘어서 나는 세월의 통제를 잃었다.
게다가 지난 2년은 집에서 일도 하고 휴식도 하다 보니, 파자마 차림으로 하루를 보냈다.
시간의 매듭이 없는 코로나 시대, 이 날이 그날, 그날이 이 날이 되어 나이만 날로 먹고 있다.
어릴 때 나이라는 건 삶에 안정감을 주는 인생 장치인 줄 알았다.
열 살엔 몸도 마음도 가벼워 땅을 제대로 딛지도 않고 뛰어다녔다면,
스무 살엔 삶의 경험이 미천해 부끄러웠다.
마흔이 되고, 쉰이 되면, 땅의 중력이 내 몸에 끌어들여져, 당당한 삶의 무게가 아우라로 뿜어 나올 줄 알았다.
허망하다, 몸만 비대해졌다. 부끄러움은 여전하다.
그렇다면 언제나 되어야
나의 나 됨이 편안해지고,
꿈과 기대에 못 미치는 현실과의 괴리도 당당하게 받아들여질까.
늙으면 나아지려나... 슬쩍 기대를 지연해 본다.
시나리오는 이렇다,
늙어 기운이 빠지고 자기 방어조차 귀찮아 안팎이 단순해지면, 삶이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하는.
모른다, 그때는 어떻게 될지.
다만 오늘도 별을 보며 길을 걷는다,
별은,
밤 길을 걷는 나를 설레게 한다.
나는 여전히 부끄럽고, 초라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