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고 있고, 잘하게 되지 않을걸 알고 희망이 없음에도 놓지 못하는
캐나다에 온지 4개월이 지나가는 무렵
내가 하던 유일한 취미인 발레를 다시 시작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무용인 발레를 취미로 하는것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다고 하지만 내가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발레라는 운동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준다.
그 이유는 나는 모르는 걸로 하자....
많은 취미발레러들이 그렇듯 내가 발레에 빠지게 된 계기는 발레복이었다.
운동을 하는게 아니라 발레복을 입으러 운동을 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취발러들은 발레복 즉 레오타드 및 그외 워머들에 진심이다. 이제는 더 발전해서 레오타드에 워머들을 잔뜩 이쁘게 입고 사진을 찍는게 목적이 되기도 한다.
뭐가 되었건 사랑하는 취미가 생긴다는건 인생에 활력을 주는것이다.
내가 이걸로 돈을 버는것도 커리어를 쌓을수 있는것도 아니기에 생산적인 일이라고 말하기 어려울수 있지만, 활기와 에너지를 주는 무언가를 내가 마음에 가지고 있다는것이 중요한게 아닌가 싶다.
내가 발레를 본격적으로 시작한건 3년정도인것 같고, 그동안 한번의 갈라 공연도 했었다.
인생에서 하나의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냈다고 말할수 있을정도로 정말 뜻깊은 내 인생의 도발이었다.
다시 현재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캐나다에서의 적응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다시 시작하지 못했지만, 정말 없는 시간을 쪼개서 나가기로 결심했다.
여기서 매일 아이들의 엄마로서의 생활로 24시간을 채우니 몸과 마음이 점점 지쳐가는것 같았다.
지친다는건 곧 나를 우울하게 만들고 그 화는 아이들에게 가게 되어 있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과민하게 반응하게 되고 큰 이유없이 화를 내는 내자신을 보며 역시 나는 내자신이 우선 행복해야 주변을 돌볼 수 있는 소인배임을 다시 깨달았다.
그렇다면 이나이에 그릇을 늘릴순 없으니 내가 나를 챙기자. 그래야 아이들도 행복하게 케어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나의 스케줄에 발레를 우겨넣었다.
내가 갈수 있는 스튜디오는 화요일 저녁에만 클래스가 있었고, 매주 화요일은 아이들이 커뮤니티센터에서 수영을 배우는 날이다.
3:10, 아이들에 학교에서 오면 간식을 먹이고 저녁준비를 미리 해놓고
4:40, 집에서 나와서
5:00, 커뮤니티센터에 가야하고
6:30, 수업이 끝나
7:00, 집에 도착
7:10 발레복으로 갈아입고 출발
7:30, 발레 클래스 도착
실질적으로 10분안에 저녁을 차릴순 없기 때문에 커뮤니티센터에 가기전에 미리 저녁준비를 해둔다
그렇게 숨가쁜 하루를 보내야 갈수 있음에도 다녀오고 나면 그렇게 후련할수가 없다.
이곳에서 내가 내자신도 챙기면서 있는 내모습이 내가 대견하기까지하다.
그렇게 씻고 누워서 가만히 생각해본다.
역시 난 집에 가만히 있을수 없는 K직장인, K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