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곳에 있는 그리운 이들에게 안부 전해주세요.
나에겐 아주 오랜 친구가 있다.
7살때부터 쭉 함께해왔으니 자매같은 친구라 할수 있겠다. 이렇게 얘기하면 진짜 있는 속 없는 속 다 드러내놓고 서로에 대해 자신보다 더 잘아는 사이인것 같지만
그런 사이라기보단 서로의 자리에서 지켜봐주는 관찰자같은 느낌이다. 굳이 다 드러내지 않고 묻지 않으며 그냥 서로가 하는 모든 것들을 응원해주는 그런 사이
그런 친구가 어느날 뜬금없이 말을 꺼냈다
”할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입을 떼기 어려워하는 경우는 좀처럼 없었는데
무언가 심각한 일이 생겼다는 직감이 왔다.
우린 가던길을 멈추고 잠시 벤치에 앉기로 했다
“무슨...일이야..?”
오랜 시간을 만나도 자신의 이야기는 잘하지 않는 친구이기에 어떤 이야기를 할지 오히려 겁이 났다
“아빠가 많이 아프셔...암에 걸리신지 좀 되었어”
어릴때부터 내가 봐오던 친구의 아버지였는데..
너무 놀라웠고 무서웠다. 무엇보다 어떤 마음일지 상상도 안갈정도로 아팠을 친구가 걱정되었다.
그렇게 서로의 눈시울이 붉어지며, 인정하고 싶지 않은
아픈 소식을 들어야 했다.
그후로 몇년동안도 친구 아버지는 암을 잘 견뎌내셨다.
치료에 치료를 거듭하다 최근에는 많이 악화되셔서
병원에서의 치료는 중단하고 요양원으로 가셨다고 들었다.
캐나다로 오기전 얼굴을 뵙고 오고 싶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결국 나중으로 미루고 떠나왔다.
그리고 어제 갑작스러운 부고소식을 마주하게 되었다.
어찌보면 예정된 이별이었으나, 아무리 준비를 한다해도 누군가의 생의 마지막이란 것은
주변에 있는 이들을 슬프고 혼란스럽고 아쉽게 만드는 일이다.
한때 나의 우주였던 그분의 작은 숨소리마저 이젠 들을수 없다니
내 한쪽 행성의 빛이 사라지는 기분
가족을 잃는다는건 내 자신을 조각내는 기분이다.
비록 마지막 인사를 직접 전하진 못했지만, 인사드립니다.
부디 평안하세요
그리고 그곳의 그리운 이들에게 안부 꼭 전해주세요
참 많이 보고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