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껴뒀을까

by 관지

스페인에 사는 친구가 아는 분의 부고를 알려왔다. 검색해 보니 며칠 전 전시회와 인터뷰 영상이 뜬다.


그렇다고,

며칠 전까지도 페이스북을 보며 건강하신 모습을 확인했는데

황망하다고 마음 아파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

늘 그분의 근황을 보며 안부 인사라도, 한 줄 글이라도 쓰고 싶었는데

왜 아껴뒀을까, 했다.


왜 아껴뒀을까

한 줄을 쓰는 그 행위로 내가 노출되는 것이 부끄러워서,

때로는 남의 이목이 부담스러워서

그리고 다음으로 미루다가.


그러게~

한 줄 글이라도 썼으면 엄청 반가워하며

예전의 추억을 소환하고 서로 즐거웠을 텐데.

그게 뭐 대단하다고, 아껴두었을까.





한 여자가 매우 비싼 나드향유 한 병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리고 병을 열고 향유를 예수님의 머리에 부었습니다. 그러자 몇몇 사람이 화를 내면서 서로 말했습니다.

"어째서 향유를 낭비하는 거지?"


이 향유는 삼백데나리온에 팔 수 있고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도 있었을 텐데.

그리고 여자를 호되게 나무랐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가만두어라. 어째서 여자를 괴롭히느냐? 그는 내게 좋은 일을 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므로 원하면 언제든지 좋은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항상 너희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 "

<마가 14장 3-6>



향유를 낭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좋은 일을 했다고 두둔해 주시는 주님.


이 차이는 뭘까.

우리가 항상 함께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대충 아는 것 말고 정말, 제대로, 뼈저리게, 인식하고 살면... 아까울 것도 없어지고,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고, 사람 눈치도 덜 보며 살 게 되지 않을까.


이 여인처럼 말이다.

그럼 뒤늦게 아쉬워하고 후회할 일도 없겠지.


내가 낭비라고 생각하고 아껴두는 건 뭘까

그래서 놓치고 있는 좋은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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