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세상

by 관지

4월 3일


붓다가 살아계실 때 한 노파 거지가 있었다. 그는 왕들과 왕자들과 사람들이 붓다와 그 제자들에게 많은 선물로 공양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그에게는 붓다께 바칠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작은 등에 구걸한 기름을 채워 붓다 앞에 놓고 속으로 이렇게 염念 했을 뿐이다.


"내게는 이 작은 등 하나 말고 붓다께 바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작은 등으로 언젠가 지혜의 등불 하나 밝힐 수 있기를, 그래서 모든 중생을 어둠에서 건져내기를, 그들의 어둠을 걷어내고 밝은 깨달음으로 이끌기를 바라나이다."


그날 밤 모든 등불의 기름이 다 떨어졌다. 그런데 노파 거지의 작은 등불 하나만 날이 밝도록 타오르고 있는 것을 붓다의 제자 모걀랴나 (붓다의 십 대 제자 중 하나, 신통 神通 제일 第一로 알려졌다.)가 보았다.


그는 그 등불이 왜 안 꺼지고 타오르는지 몰랐기에 불을 끄려고 했지만 아무리 애써도 불은 꺼지지 않았다.

붓다께서 자초지종 살펴보시고 이르셨다.

"모걀랴나야 네가 그 등불을 끄고자 하느냐? 못 끌 것이다. 그것을 다른 데로 옮기지도 못하리라.

바닷물을 모두 퍼부어도 저 등불은 꺼지지 않는다. 모든 강과 호수의 물을 가지고도 저 불꽃을 꺼뜨리지 못할 것이다.


왜 그런 줄 아느냐? 저 등불은 순결한 마음과 티 없는 가슴의 전심귀의 專心歸依 로 밝힌 것이기 때문이요, 그 깨끗한 동기가 무한공덕 無限功德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소걀린포체<삶과 죽음에 관한 매일묵상102쪽>




순결한 마음과 티 없는 가슴의 전심귀의.


돈보다

말보다

글보다

명예나 권력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고


그것을 알아보고 감응해 주는 세상이

분명 우리에게는 있다.


나는 그 세상이 그리워 늘 갈증이 나는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