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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다

by 관지


하나님께서 요나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니느웨로 가라고. <요나서>


그러나 그 말씀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요나는

니느웨 대신 욥바로 갔다.

그리고 거기서 배를 타고 다시스로 가려고 했다.


도중에 풍랑을 만난 배는 죽을 위험에 처하고

그 배에 탄 사람들이 모두 죽을 둥 살 둥, 몸부림을 치고 있을 때

정작 그 풍랑의 당사자인 요나는, 배 밑창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사람들이 요나를 깨우고, 풍랑의 주동자를 알고자 하여

제비를 뽑았을 때 요나가 당첨!


그리하여 사람들은 요나를 바다로 던졌다.

그리고 바다는 잔잔해지고

배는 무사히 목적지로 항해할 수 있었으리.


만약 사람들이 끝까지 사랑과 의리라는 명목으로

또는 신앙인의 체면이라든가,

내 십자가라는 구실로

요나를 배에 붙잡고 있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풍랑은 더 길어지고

하나님과 요나의 만남만 더뎌졌을 것이다.

그러니, 때로는 버리라고도 하신다.

그래야 당신이 일을 하실 수 있다고.


때로는 놓으라고도 하신다.

그래야 네 바다가, 배가 편안해질 거라고.


아, 혹시 감당도 못하면서

미련스레 붙잡고만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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