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을 지는 것은

by 관지

바꿔 말하면

우리가 선택하는 세상은 외부에서 우리에게 부과된 것이 아니다.


우리를 통해 존재한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 자신의 창조를 포함하여 현재 진행되고 있는 창조작업에 동참한다.


베네딕도 수도회 수녀인 존 치티스터는

"우리가 일하는 까닭은

세상이 미완성이고 세상을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일은 신성한 책임이 되고

세상을 선택하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세상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머튼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세상과 우리 삶과 우리 자신에 대해 완전한 책임을 질 때

비로소 신을 위해서 산다고 말할 수 있다"


책임을 지는 것(responsible)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responsive)

응답하는 것(respond)이다.

세 낱말 모두 약속하다를 뜻하는 라틴어 'spondeo'에 뿌리를 두고 있다.

're'와 'spond'를 합한 'respond'는

그러므로 처음 약속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약속하는 것,

관계를 처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관계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필립 시먼스 <소멸의 아름다움> 165쪽.




"신을 위해 산다는 것은

세상과 나의 삶과

나 자신을 완전히 책임진다는 것이고


책임을 진다는 것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응답하는 것이다."

마치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나는 남들 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서도 책임의식을 갖고 있는지.

그래서 나에게 민감하게 반응하며 살피고 있는지.


혹시 이기적이라는 생각으로

나는 젖혀두고 있지는 않은지...


무엇보다 세상이나 나를 배제하지 않고

넘나들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 사고가 좋다.

이것이 신앙이라는 것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