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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아주다 Feb 17. 2022

[오디오] 당신은 참 맑은 사람입니다

태어나 힘든 일 많겠지만 결국 웃고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바람은 겨울이지만 햇살은 봄에 가깝습니다.

빛의 온화함은 다가올 계절의 푸릇함을 상상하게 합니다.

푸름 위에는 맑은 하늘이 펼쳐지고

그러다 가끔 당신 생각도 합니다.


▶ 읽기가 부담스러울 땐 들어보세요. 내레이션은 더 부담스러워요(찡긋 ^.~)

인생을 흔드는 어려움과 슬픔을 겪고도

너무나 밝게 돌아온 당신을 환영합니다


누구도 상처받지 않도록

더 호탕하게 웃어주신 덕분에

저 역시 잘 지냅니다


참 서툰

제 사소한 물음에도

하나하나 대면해주는 그대 모습에

저는 '당신 참 다르다,

배려의 차원이 다르다' 하고 느꼈습니다

그대를 마주하는 건 제게 큰 기쁨입니다

 

웃음이 귀한 시절에

당신이 다시 웃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당신은 웃는 모습이 정말 근사하거든요


지난날

추슬러지지 않는 마음 탓에

웃어도 웃는 게 아닌 순간

많았겠지요


그 시절을 잘 견뎌

이리도 맑은 모습으로 저를 만나러 오셨군요

그대를 마주하는 건 이미 제게 큰 위안입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당신에게 그렇게 큰 슬픔이 머물렀는지...

너무 밝게 웃어 미처 몰랐습니다

시시한 농담과 쉬지 않는 언변에

가벼운 사람이라 생각한 적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당신의 웃음엔

더 잘 살겠다는 의지

가진 삶에 대한 감사

타인에 대한 배려가

있다는 것을요


오늘 하늘이 참 맑습니다

가던 길 멈추고 하늘 바라보다

당신 생각이 나 또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당신은, 참, 맑은, 사람입니다."




[작가의 말]

요즘 들어 인생을 완주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생각하는 완주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는 거예요.

어렸을 적엔 모두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고

뉴스에서 벌어지는 일은

현실에서 일어났지만 비현실적인,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죽음을 겪는 이들을 보며

누구나 그렇게 되는 건 아니고

뉴스에 나오는 소식들도 몇 다리 건너면

주변인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체감합니다.

그건 제가 살아가는 세상이 좀 넓어지기도 했고,

아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얘기일 수도 있겠죠.


여러분은 사람을 앓아본 적 있나요?

저는 사람을 알고 또 헤어질 때

함께한 시간만큼 아파하곤 합니다.

때론 그 시간이 너무 지난해 누군가를 새로 사귈 때 덜컥 겁이 나기도 합니다.

이 사람이랑 작별하면 행복했던 시간만큼 아프겠구나 싶어서요.


이 글은 동반자라 여겼을 여동생을 사고로 잃고

웃으며 살아가기로 선택한 친구에 대한 헌정 시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이 친구는

여동생과 함께한 시간만큼 아파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왁자지껄 떠들 때는 남들과 다르지 않다가

밤에 차분히 이야기를 나눌 때 슬픔이 새어 나오곤 했어요.


그 친구는 한동안 슬픔을 이유로

톡으로도 'ㅋㅋㅋ'라는 말을 쓰지 못했다고 해요.

간신히 좀 회복한 이후에는 'ㅋㅋㅋ' 대신에 'ㅎㅎㅎ'를 쓰게 됐답니다.

그렇게 얻은 '웃음'은 참 귀하게 여겨지더군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음앓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들 또한 얼마나 귀한가.

이제는 개그맨/개그우먼 분들이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는 말이, 무언지 알 것 같습니다.


더 깊은 슬픔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이 웃는다고 하는데

하물며 남을 웃기는 일은 어떨까요?


더 많이 울고, 더 많이 웃어봤기에

다른 사람의 기분을 잘 살피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요?

개그맨/개그우먼은 그저 웃기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법, 사회지능'이 아주 많이 발달된 사람임이 분명합니다.


실없게 웃는 듯한 그 친구가

웃으며 살기로 선택한 날 자주 마주했습니다.

그 이후로 많은 부분에서 그를 생각했습니다.


영화 <우먼 인 골드>에서 주인공이 망자가 살아있을 때로 돌아가는 장면이 나왔을 때도, 이 친구를 떠올렸습니다. 되돌아갈 수 없는 시절을, 영화라는 장치는 가볼 수 있게 하는구나. 함께했던 시절을 그리는 사람들은 그 장면으로 위로를 받겠구나, 하면서요.



아주 맑은 날 올림픽 공원을 지나칠 때도, 화창하게 웃는 친구의 얼굴이 스쳤습니다.

"당신은 참 맑은 사람입니다"라는 시는 그렇게 잉태됐습니다.

태어나 힘든 일 많겠지만 결국 당신처럼 웃고 살면 좋겠습니다.


인생을 흔드는 어려움과 슬픔을 겪고도

너무나 밝게 돌아온 당신을 환영합니다.



ⓒ arazuda all rights reserved @한국 서울 올림픽공원

그 웃음이 일시적인 것이라 해도 괜찮습니다.

늘 맑은 하늘만 있는 것도 아닌 걸요.




▶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은요.

작사가, 인터뷰어, 카피라이터, 시인, 작가, 콘텐츠 크리에이터, 포토그래퍼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또... 눈처럼 공평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글이 당신의 삶에도
도움과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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