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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당신은 참 맑은 사람입니다

태어나 힘든 일 많겠지만 결국 웃고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

by 알아주다

바람은 겨울이지만 햇살은 봄에 가깝습니다.

빛의 온화함은 다가올 계절의 푸릇함을 상상하게 합니다.

푸름 위에는 맑은 하늘이 펼쳐지고

그러다 가끔 당신 생각도 합니다.


▶ 읽기가 부담스러울 땐 들어보세요. 내레이션은 더 부담스러워요(찡긋 ^.~)

인생을 흔드는 어려움과 슬픔을 겪고도

너무나 밝게 돌아온 당신을 환영합니다


누구도 상처받지 않도록

더 호탕하게 웃어주신 덕분에

저 역시 잘 지냅니다


참 서툰

제 사소한 물음에도

하나하나 대면해주는 그대 모습에

저는 '당신 참 다르다,

배려의 차원이 다르다' 하고 느꼈습니다

그대를 마주하는 건 제게 큰 기쁨입니다

웃음이 귀한 시절에

당신이 다시 웃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당신은 웃는 모습이 정말 근사하거든요


지난날

추슬러지지 않는 마음 탓에

웃어도 웃는 게 아닌 순간

많았겠지요


그 시절을 잘 견뎌

이리도 맑은 모습으로 저를 만나러 오셨군요

그대를 마주하는 건 이미 제게 큰 위안입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당신에게 그렇게 큰 슬픔이 머물렀는지...

너무 밝게 웃어 미처 몰랐습니다

시시한 농담과 쉬지 않는 언변에

가벼운 사람이라 생각한 적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당신의 웃음엔

더 잘 살겠다는 의지

가진 삶에 대한 감사

타인에 대한 배려가

있다는 것을요


오늘 하늘이 참 맑습니다

가던 길 멈추고 하늘 바라보다

당신 생각이 나 또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당신은, 참, 맑은, 사람입니다."




[작가의 말]

요즘 들어 인생을 완주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생각하는 완주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는 거예요.

어렸을 적엔 모두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고

뉴스에서 벌어지는 일은

현실에서 일어났지만 비현실적인,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죽음을 겪는 이들을 보며

누구나 그렇게 되는 건 아니고

뉴스에 나오는 소식들도 몇 다리 건너면

주변인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체감합니다.

그건 제가 살아가는 세상이 좀 넓어지기도 했고,

아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얘기일 수도 있겠죠.


여러분은 사람을 앓아본 적 있나요?

저는 사람을 알고 또 헤어질 때

함께한 시간만큼 아파하곤 합니다.

때론 그 시간이 너무 지난해 누군가를 새로 사귈 때 덜컥 겁이 나기도 합니다.

이 사람이랑 작별하면 행복했던 시간만큼 아프겠구나 싶어서요.


이 글은 동반자라 여겼을 여동생을 사고로 잃고

웃으며 살아가기로 선택한 친구에 대한 헌정 시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이 친구는

여동생과 함께한 시간만큼 아파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왁자지껄 떠들 때는 남들과 다르지 않다가

밤에 차분히 이야기를 나눌 때 슬픔이 새어 나오곤 했어요.


그 친구는 한동안 슬픔을 이유로

톡으로도 'ㅋㅋㅋ'라는 말을 쓰지 못했다고 해요.

간신히 좀 회복한 이후에는 'ㅋㅋㅋ' 대신에 'ㅎㅎㅎ'를 쓰게 됐답니다.

그렇게 얻은 '웃음'은 참 귀하게 여겨지더군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음앓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들 또한 얼마나 귀한가.

이제는 개그맨/개그우먼 분들이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는 말이, 무언지 알 것 같습니다.


더 깊은 슬픔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이 웃는다고 하는데

하물며 남을 웃기는 일은 어떨까요?


더 많이 울고, 더 많이 웃어봤기에

다른 사람의 기분을 잘 살피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요?

개그맨/개그우먼은 그저 웃기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법, 사회지능'이 아주 많이 발달된 사람임이 분명합니다.


실없게 웃는 듯한 그 친구가

웃으며 살기로 선택한 날 자주 마주했습니다.

그 이후로 많은 부분에서 그를 생각했습니다.


영화 <우먼 인 골드>에서 주인공이 망자가 살아있을 때로 돌아가는 장면이 나왔을 때도, 이 친구를 떠올렸습니다. 되돌아갈 수 없는 시절을, 영화라는 장치는 가볼 수 있게 하는구나. 함께했던 시절을 그리는 사람들은 그 장면으로 위로를 받겠구나, 하면서요.



아주 맑은 날 올림픽 공원을 지나칠 때도, 화창하게 웃는 친구의 얼굴이 스쳤습니다.

"당신은 참 맑은 사람입니다"라는 시는 그렇게 잉태됐습니다.

태어나 힘든 일 많겠지만 결국 당신처럼 웃고 살면 좋겠습니다.


인생을 흔드는 어려움과 슬픔을 겪고도

너무나 밝게 돌아온 당신을 환영합니다.



ⓒ arazuda all rights reserved @한국 서울 올림픽공원

그 웃음이 일시적인 것이라 해도 괜찮습니다.

늘 맑은 하늘만 있는 것도 아닌 걸요.




▶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은요.

작사가, 인터뷰어, 카피라이터, 시인, 작가, 콘텐츠 크리에이터, 포토그래퍼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또... 눈처럼 공평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글이 당신의 삶에도
도움과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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