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파티의 꽃, 뷔슈 드 노엘, 케이크인가 예술품인가? 어디에 주문할까?
프랑스에서 성탄은 그 어느 때보다 정말로 큰 명절이다.
우리나라가 설날과 추석 두 번에 나뉘어서, 민족 대이동이 있다면, 프랑스는 성탄 한 번이 가장 큰 민족 대이동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흩어져 살던 가족과 친지들이 모두 모이면, 성탄 디저트로 먹는 것이 바로 뷔슈다.
뷔슈는 통나무처럼 생겨서 생겨진 이름인데, 지금은 여러 가지 버전의 뷔슈가 있어서 꼭 통나무처럼 생긴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뷔슈의 유래는, 벽난로에서 통나무가 오래 타면 탈수록, 다음 해의 수확이 많아진다는 그런 믿음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마롱글라세라는 이름의 밤 조림이 어디가 이번해 최고의 상을 받았는지, 올해에는 초콜릿이 어디서 최고의 맛을 내는지, 라디오에서 방송에서 여기저기 많은 기사들을 쏟아낸다.
디저트는 식사의 끝, 마무리 과정에서 나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데,
예를 들어, 아이가 말을 안 들어서 '너는 오늘 디저트 없어!'라고 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청천벽력 같은 끔찍한 벌로 여겨지는 것이니, 식사의 끝에 나오는 달콤한 디저트의 자리가 상당히 중요하단 뜻이다.
그러니, 가족과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중요한 명절에,
너무도 색다르고, 맛있고, 아름답고 독창적인 디저트를 짜잔~ 내놓는 것은,
성탄 식탁의 아름다운 마무리에 반드시 필요한,
성탄 식탁의 마지막 휘날레를 반짝반짝 아름답게 장식할, 마지막 스타인 것이다.
하여, 그리 크지도 않은! 케이크 덩어리(?라고 말하기엔...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프랑스 파티시에들이 하도 예술품처럼 공들여 만들기 때문에)에, 장장 가격이 250유로(한화 34만 원가량 - 피에르 에르메의 10-12명을 위한 올해 뷔슈 가격)까지도 내는 이들이 바로 프랑스인.
물론, 크기에 따라 정확한 비율로 값이 올라가니, 잘 유의해서 봐야 한다. 가족이 10명 이상이면, 2개쯤은 사줘야... 하는 상황 정도?
물론, 일반적인 가격은 50-100유로가 절반 정도 되지만, 100유로(13만 원 이상) 이상도 적지 않다.
그들에겐 너무도 중요한 명절이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소중한 시간인만큼, 성탄 때만 되면, 최소 일주일 전에 미리미리 주문을 해놔야만 하는!
성탄 식탁의 휘날레 스타, 2021년에는 어떤 뷔슈가 예술적인 아름다움과 섬세한 맛을 겸비했을지...
진정, 탐구를 해보고 신중하게 주문을 해야 하는 것이다!
작년에는 초콜릿이 주를 이룬 뷔슈를 샀으니, 올해에는 과일? 아니면 밤 크림? 혹은 비건??
어떤 재료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고를지, 초콜릿보다는 가벼운 것으로 할지,
작년과는 어떻게 차별화를 할지... 가족들 모두가 좋아할 뷔슈를 고르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숙제다.
해마다, 새로운 뷔슈의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가 솔솔 하다.
해마다, 새로운 뷔슈를 만들어내야 하는 파티시에들의 창작의 고통도 그만큼 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호텔 안에 있는 여러 유명 파티시에들이 만드는 뷔슈,
마카롱으로 유명한 피에르 에르메가 만드는 뷔슈,
미디어를 통해 유명세를 탄 파티시에들이 만드는 뷔슈,
파티시에 학교로 이미 명성이 자자한 파티스리에서 만드는 뷔슈,
안젤리나 등 한국에도 알려져 있거나,
달로와요처럼 이미 한국에 들어가 있는 파티스리에서 만든 뷔슈
온갖 유명세를 떨치는 파티시에들의 뷔슈가 다 함께 등장하여 경쟁한다.
어떤 뷔슈는 전통적인 모양을 유지하고 있고, 많은 경우 초콜릿이 주를 이루지만,
어떤 뷔슈들은 적극적으로 예술품이고자 갖은 애를 쓴다는 느낌도 받는다.
혹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반전을 꾀하는 바케트 모양을 하고 있거나, 하이힐의 모양을 하는 등,
기존의 기대를 깨는 재미를 선보이는 뷔슈들도 있다.
해마다, 파리에서 한가닥 하는 파티시에들의 뷔슈 출품작(?)을 감상하며,
파리의 성탄 분위기를 살짝 엿볼 수 있으리라.
2021년 올해에는 어떤 뷔슈 드 노엘이 파리의 성탄을 빛낼지?
파리의 쟁쟁한 파티시에와 파티스리들은 모두 망라되어 서로의 뷔슈를 뽐내고 있으니,
눈요기를 하기에 딱 좋은 사이트를 소개한다.
잡지 엘르 Elle에서 49개의 뷔슈들 모습과 가격, 그리고 사러 갈 수 있는 사이트 주소를 첨부한 기사:
https://www.elle.fr/Noel/Cuisine/Dossiers-Noel/Buches-de-noel/Buche-de-Noel-Angel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