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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은둔자 Dec 08. 2021

무덤 성당, 성묘교회의 공간들

무덤 성당/성묘교회/주님 부활 기념성당의 공간 구성

무덤 성당 = 성묘교회의 현재 모습은 1150년경부터 십자군에 의해 건설된 로만 고딕 양식의 건축이 원형이다.


현재의 무덤 성당/성묘교회의 평면도 (위키피디아)


왼쪽의 원형 공간, 로톤드의 중심에 예수님의 무덤이 있다. 도면에서 예수의 세풀크르 (Sepulchre of Jesus)라고 쓰인 곳이고, 화살표에 입구가 있다. 이 '로톤드' 자체도 공간의 위계를 높이고, 클라이맥스의 공간에 쓰인다. 그런데 로톤드에 더해 무덤 공간을 더 특별하고 신성하게 만들기 위한 또 다른 건축 장치가 있다. 바로 '에디큘'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겹으로 공간 속에 작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예수님의 무덤을 전실에 해당하는 '천사들의 경당'을 거쳐 들어가며, 깊이로 위계를 이미 높였다. 로톤드와 에디큘은 위계를 높여서 중요하고 핵심적인 공간임을 나타내는 건축적 어휘인데, 이것을 이중, 삼중으로 쓴 것이다. 그만큼 예수님의 무덤은 그의 부활을 증거 하는, 기독교의 정수가 실현된 장소로, 종교의 발현지 이상이고, 세상의 중심인 것이다. 그런 생각이 건축적으로 이렇게 표현되었다.


로톤드 Rotonde: 원형의 평면, 원형의 기둥으로 둘러싸인 원형 공간으로 둥근 지붕을 갖는 건물이나 공간

쿠폴 Coupole: 둥근 지붕의 내부, 로톤드의 지붕 내부, 즉 천정을 쿠폴이라고 한다.

 Dome: 둥근 지붕의 외부, 즉 지붕을 돔이라고 한다.


예수님의 무덤 공간을 덮고 있는 쿠폴, 중앙의 빛은 예수를, 주변의 12개의 별은 예수님의 12제자를 상징 (위키피디아)


에디큘 입구에서 들어가면 두 개의 사각형 공간이 나란히 있는데, 첫 번째 조금 더 큰 사각형 공간은 '천사들의 경당'이고, 더 작은 사각형 공간이 바로 예수님의 무덤이 있는, 이 성당에서의 고갱이이자, 가장 성스러운 곳이다. 예수님의 시신이 이곳에 안치되었고, 예수님이 부활하신 곳도 바로 이곳이다.


에디큘 Edicule: 작은 건물, 작은 예배당, 공간 속에 만든 공간으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때 많이 쓰는 건축 어휘이다. 여기서는 더 신성하고 더 중요한 공간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로톤드 안의 예수님 무덤을 둘러싸고 있는 에디큘, 오른쪽이 입구이고, 왼쪽은 콥트교의 제단 (위키피디아)


왼/ 예수님의 무덤, 오/천사들의 경당에 있는 무덤을 막았던 둥근 돌의 일부 (위키피디아)

이 공간들은 십자군 시대에 대리석으로 장식되었다. 예수님의 시신이 놓였던 곳이 초가 놓인 너른 돌 있는 곳이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님의 무덤에 찾아왔을 때, 천사들이 예수님 무덤을 막고 있는 돌을 옆으로 굴리고,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먼저 알려준다. 하여, 천사들이 나타난 곳에 만든 '천사들의 경당'에는 무덤을 막던 둥근돌 일부가 있다. 그리고 '마리아 막달레나를 경배하는 제단 (Alter of Mary Magdalene)'도 도면에서 로톤드의 위쪽 공간에 마련되어 있다.


무덤 성당 = 성묘교회의 입구는 하나뿐이다. 이슬람의 지배 시절에 순례객들에게 입장료를 받기 위해, 다른 문들은 모두 막았는데, 지금도 순례자는 이 문으로만 출입한다. 남쪽의 중앙에 입구에 이슬람의 문지기 공간(Muslim Guards)이 바로 입구다.


무덤성당 = 성묘교회의 순례객들이 출입하는 유일한 문은 이슬람인 문지기에 의해 열리고 닫힌다. (위키피디아)


입구에서 들어가서 바로 오른쪽의 공간에 성유석, 기름부음의 바위(Stone of the Unction)가 있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시신을 올려놓고, 장례준비를 하기 위해 기름을 바르고 천으로 두르는 염을 했던 곳이다.   

예수님의 장례를 준비하던 기름부음 바위 (위키피디아)


왼/기름부음 바위가 있는 공간,  오/성유석이 있는 공간을 장식하고 있는 모자이크화 (위키피디아)


입구에서 오른쪽의 사각형 공간은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을 기리는 제단 (Crucifixion Alter)이다. 골고다 언덕에서 예수님이 십자가 수난을 당한 곳으로, 십자가가 꽂혔던 자리가 여기다. 언덕이 있던 곳의 일부 돌만 남았지만, 층고가 높아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경당의 제단  옆으로 투명한 유리를 통해 골고다 언덕의 돌이 보이고, 제단의 아래로는 돌을 만져볼  있는 공간이 있다.


왼/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을 기리는 경당(Crucifixion Alter), 오/ 골고다언덕을 오르는 계단 (위키피디아)


무덤 성당 = 성묘교회의 가장 중앙에 자리한 장방형 공간은 그리스 정교가 소유한 경당으로 카톨리콘(Catholicum)이라 부른다. 무덤 성당 = 성묘교회는 그리스 정교회의 예루살렘 총대주교청으로 역할하게 했다.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이 라틴교회의 교황청으로 역할하는 것에 해당한다.

동방교회가 라틴교회에게 성지 탈환을 촉구하면서 십자군운동이 일어나고 라틴교회의 십자군이 성지를 탈환하고 새롭게 성당을 건설하여 자연스럽게 무덤 성당 = 성묘교회는 라틴교회의 소유가 되었는데, 이때부터 정교회 쪽에서 라틴교회를 미움과 증오의 대상으로 삼았다.

1808년 화재로 무덤 성당 = 성묘교회가 많은 부분 소실이 되었는데, 당시 유럽이 나폴레옹과 전쟁이 한참이던 때라, 라틴교회가 성전을 보수할 수 있는 여건이 못 되었다. 바로 이때, 그리스 정교 측에서 러시아의 경제적 지원과 오스만 터키의 외교적 지원으로 성전을 보수하면서, 보수한 부분들을 자신들의 소유로 만들게 된다.

이때 당시 성전 소유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고 분쟁이 있었는데, 지금도 성전의 작은 부분이라도 보수를 하려면 서로 합의를 봐야 하는데, 그것이 정말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으로 그리스 정교가 가장 좋은 중앙의 자리에 카톨리콘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리스 정교가 소유한 공간들이 가장 많은 것 같다.

그리스 정교에서는 이 카톨리콘을 세상의 중심(옴파로스 Ompharos)이라고 여기고, 이곳에는 '아담의 배꼽'이라 불리는 조형물이 있다.. 카톨리콘의 오른쪽 공간도 로톤드이다.       

 

카톨리콘(Catholicum): 그리스 정교회의 수도원이나 교구의 중요한 성당이란 뜻


왼/ 카톨리콘의 아랫부분에 '아담의 배꼽'이 보인다. 오/ 카톨리콘의 제단쪽 천정은 쿠폴이다. (위키피디아)


왼/ 카톨리콘의 로톤드 모자이크화 '만능의 주님' 오/카톨리콘의 외관 돔과 십자가 (위키피디아)


카톨리콘의 쿠폴 중앙에는 예수님, 테두리의 사면에는 네 명의 복음사가 성화(icon)가 모자이크로 그려져 있다. 왼쪽의 사진에서 황금색의 돔이 보이는데, 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사원인 '바위의 돔'이다.  


왼/ 헬레나 성녀의 경당 (Saint Helena Chapel), 오/ 예수님의 감옥 (Holy Prison) (위키피디아)


왼쪽은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이자 성녀로 추대된 헬레나 성녀를 기리는 경당이다. 그녀는 예루살렘에 예수님의 부활성당, 성탄 성당, 승천 성당을 건립하기도 했다.

오른쪽은 도면에서 카톨리콘의 오른쪽 위쪽에 있고, 예수님의 감옥으로 불리는 경당이다. 도면에서 예수님의 감옥 아래쪽으로 롱기누스 경당 (Longinus Chapel), 예수님의 옷 분배 경당 (Division of Holy Robes), 조롱 경당 (Derision Chapel)이 차례로 있다.

롱기누스는 예수님이 죽었나 창으로 예수님의 옆구리를 찌른 병사의 이름인데,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피와 물이 나왔는데, 그 병사의 눈병이 예수님의 피와 물로 나았다고 한다. 그리스 정교에서 롱기누스를 성인으로 공경한다는데... 좀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나만 그런 걸까? 예수님의 옷 분배와 조롱은 모두 십자가의 수난 시 예수님께서 겪은 일들을 묵상하도록 만들어진 공간들이다. 병사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옷을 나누어 가진 사건, 병사들이 예수님의 옷을 벗기고 가시관을 씌우고 유대인의 왕 만세! 를 외치며 침을 뱉고 조롱한 사건을 기억하며 골고다 언덕으로 향하여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을 기리는 경당에 다다르게 된다.


예루살렘에 가면 세상의 중심, 무덤 성당 = 성묘교회를 방문하여,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과 그분의 부활을 묵상하며, 진정한 종교과 신심에 대해서 성찰할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성당의 역사와 중요 공간들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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