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편한 곳

건축의 쓸모

by 이재준

누군가 내게 말했다.
“여기 있으면 마음이 편해요.”


그 한마디가,
모든 수고와 밤샘 설계와 수익보다
훨씬 큰 의미로 다가왔다.


집은 단순히 벽과 지붕이 아니다.
사람이 웃고, 울고, 쉬고, 살아가는 공간이다.


그 공간이 누군가에게
안식과 기쁨을 준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건축 공부는 완전히 빛을 발한다.


햇살이 창문을 스치고,
바람이 커튼을 흔들고,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가 바닥에 울릴 때,


나는 그 모든 순간 속에서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이 아닌,
누군가의 삶을 지켜본 한 사람으로 서 있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하루를 편안히 담아낼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다시 작업실 책상 위로 돌아간다.

더 나은 공간을,
더 따뜻한 빛을,
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어떤 공간에서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할 때,
그것이야말로
건축이 세상에 남기는 가장 순수한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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