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취향을 찾아서
어렸을 적, 집에는 늘 외가에서 보내주신 사과가 한가득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대구에서만 사과가 나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날 '충주사과'를 먹고 신세계를 만났다. 알고 보니, 충주사과는 '부사', 대구사과는 '홍옥'이었다. 과일은 지역도 중요하지만, 품종에 따라 맛이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중학교때 처음 알았다.
와인을 잘 고르려면 포도의 품종과 재배지역의 이름을 아는 것이 먼저다. 이름있는 와인, 비싼 와인 말고, 내게 맞는 와인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어디든지 가서 와인리스트를 보고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게 된다. 내가 몰라도 좋은 와인을 추천해 주는 좋은 와인집은 절대 흔하지 않다.
와인리스트를 '읽기'위해서는 품종이름, 지역이름. 이 두가지만 기억해도 된다. 와인을 골라야 한다면, 어디서든지 그 이름을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다. 비싼와인, 이름있는 와인보다, 내게 맞는 와인이 더 좋은 와인이다. 술이든 음식이든 아는채 하는 것 보다 내 것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레드 카베르네 쇼비뇽 Cabernet Sauvignon
멜롯 Melot
쉬라즈 Shiraz/시라 Syrah (호주산 강추*)
피노 누아 Pinot Noir
화이트 샤도네이 Chardonay
쇼비뇽 블랑 Sauvignon Blanc
리즐링 Riesling
피노 그리지오 Pinot Grigio
이탈리아/토스카나 키안티 Chianti 레드
이탈리아/피에몬테 바롤로 Barolo 레드
프랑스/서부 보르도 Bordeaux 레드 & 화이트
프랑스/동부 부르고뉴 Bourgogne 레드 & 화이트
포르투갈(강추*) 포르토 Porto 레드
스페인 세리 Sherry 화이트
독일 라인 Rhine/Rheingau 화이트
와인 아는 채 하는 사람은 테이스팅할 때, '오! 맛이 좋네요. 이걸로 주세요' 한다. '맛이 없네요. 향이 안좋네요. 다른 거 주세요'하는 말은 정말 망신스러운 일이다. 테이스팅은 유통과정 중에 와인이 상한지를 확인하는 매장과 손님간의 상호 예의 방식이다. 오픈한 뒤 코르크에서 시큼한 향을 낸다면, 점원에게 마셔보는 것을 권해야 한다. 이상이 없으면, '음. 괜찮네요. 마실게요' 하는 것이 굿 매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