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숲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장생의 숲길
제주시 봉개동 산 78-1번지.
유명세를 탔던 제주절물자연휴양림에 가면 삼나무 숲에 숨어 있는 또 하나의 길이 있다.
청정한 공기와 적당한 햇빛, 숲향기 그윽한 진짜 흙길.
장생의 숲길.
의 숲길은 이름 그대로 '길을 걸음으로 해서 장생 하는 길'이다.
휴양림 입구에서 30m정도 걸어가면, 오른쪽으로 난 흙길이 있었다.
그 길이 바로 11.1㎞를 여는 장생의 숲길 입구다.
안내도를 보면 숲길의 코스가 어디어디 있는지 길이는 얼마나 되는지 소요시간은 몇시간이 걸리는지 한눈에 볼수 있다.
소요시간은 3시간30분정도.
수목원을 연상케하는 크고 작은 숲 속에 갖가지 장승이 나그네를 맞이한다.
미로처럼 엮어진 흙길.
이 초라한 흙길에 사람들이 끊임없이 걷게하는 무엇이 숨어 있다.
자연그대로의 모습.
숲길로 이루어진 이곳은 사람도 쉬어가며 새들도 쉬어가는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인위적이지 않기 때문에 바닥이 울퉁불퉁 하다.
때문에 등산용 스틱도 제한하고 비오는 날은 출입을 제한한다.
20분쯤 걸으면 아름드리 쭉쭉 뻗은 삼나무가 빼꼭하다.
삼나무와 삼나무 사잇길은 직선이 아니라 모두 구부러진 길이다.
삼나무 꼭대기에서 달려있는 가을 햇빛이 흙길에 빼꼼히 얼굴을 내민다.
희끗희끗 보이는 가을햇빛은 양치식물은 돌틈에서 자라나는 양치식물에도 적당한 햇빛을 준다.
적당한 햇빛과 적당한 숲 그리고 적당히 불어오는 해풍, 피톤치드 방출하는 삼나무, 사람들은 이 길이 바로 '심폐기능을 강화시키는 길이다'라고 말한다.
입구에서 3㎞를 걸으면 노루길, 곶자왈을 연상케 하는 숲지대가 나온다.
때죽나무와 산뽕나무 어우러진 길에 야생 버섯류와 이끼가 숲길에 어우러지고 하늘을 찌를듯한 소나무숲이 이어진다.
곧, 소나무와 삼나무가 밀집되어 있는 흙길은 어두컴컴해 진다.
한낮에 흙길에 내리는 어두컴컴한 어둠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 앉힌다.
연리길을 걷다보니 '사랑나무'라 일컫는 아주 특별한 연리목을 만나게 되는데 고로쇠나무와 산벚나무가 합쳐진 나무다.
서로 다른 나무가 합쳐져 하나의 나무를 이루고 있는 연리목은 서로 가깝게 자라는 두 나무 줄기가 몸이 합쳐져 한 몸을 이룬것이다.
때문에 이 연리목 주변에는 사랑을 꽃피우려는 사람들의 아지트가 되어 삼삼오오 흙길을 걷다 피로를 풀기 위해 발길을 멈춘 나그네들이 땀을 식히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숲 카페이기도 하다.
숲길에서 가장 거친 길은 오름길과 내창길, 7㎞ 이상을 걸다보면 '왜 이 길이 장생의 숲길인가?'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반듯하고 휘어지고 구부러진 나무 사이를 3시간 이상 걷다보면 11.1㎞ 흙길 막바지길에 이른다.
흙과 돌, 나무가 범벅이 된 숲, 입구에서 길끄트까지 진짜 흙길의 묘미를 감상할 수 있는길, 장생의 숲길이야말로 인내하고 기다리며, 사색하고 휴식하는 공간이 아닌가 싶다.
마음도 하나가 되고 호흡도 하나가 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