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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shlee Feb 29. 2016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산천단

스물일곱. 산신제를 지내던 산천단과 수호목 곰솔

山川壇 산천단.

한라산신제를 올리는 신성한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수령이 오래된 곰솔들이 자라는 곳이기도 하고.

산천단은 한라산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예로부터 제주도에 부임하는 목사가 오면 2월에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가 산신제를 지냈는데, 날씨가 춥고 길이 험해 그때 마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1470년(성종 1) 목사 이약동이 부임하여 이런 사실을 알고 지금의 산천단에 제단을 만들어 산신제를 지내게 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매년 2월 경(입춘 후 두번째 丁日) 한라산 산신제가 이곳에서 봉행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곳 산천단이 유명한 것은 산천단을 둘러싸고 있는 정말 한라산 산신같은 거대한 곰솔 8그루다.

소림사(小林祠)는 한라산신(漢拏山神)을 제사하는 곳이다.

이 사(祠)는 한라산 아래인, 제주목 남쪽 16리에 있었다.

……. 중략......

처음에는 백록담에서 제사를 지냈는데, 겨울에 만약 눈이 심하게 와서 올라가지 못하면 산 중턱에서 제사 지냈다. 그 뒤 사(祠)는 소림과원(小林果園) 가운데로 옮겼다.

고 하였다.

- 18세기 중 후반 增補耽羅誌 증보 탐라지


늠름한 곰솔 8그루가 산천단 주차장 입구를 지키고 서 있다.

수령 600년이 넘는 거대한 곰솔나무 군락(천연기념물 제160호).

마치 한라산 모든 나무들을 거느리는 나무의 신과 같은 거대한 곰솔이 마지막 자리에 서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제주도의 수목 중에서는 가장 크며, 생육상태는 대체로 양호하나 몇 그루는 풍해로 가지들이 한쪽으로 치우쳐 생장하고 있어 지지대를 설치해 두었다.

지난 세월이 무거워서인지 비록 지팡이 같은 지지대에 기대어 있지만 나무는 여전히 생생한 가지와 푸른 잎을 드리우고 있다.

주름같은 나무껍질은 지난 세월을 말없이도 지난 세월을 이야기해준다.


곰솔 또는 흑송이라고 부른다.

원래 이곳에는 곰솔이 9그루 있었는데, 몇 십년 전 벼락을 맞아 1그루가 고사하고 현재는 8그루만 남아 있다.

높이는 21∼30m, 둘레는 최대 6m이며, 수령은 500∼600년으로 추정되는 그야말로 제주 역사의 산 증인이다.

곰솔들이 마치 재단을 수호하듯 둘러싸고 있다.

이들에 비하면 삼성혈의 곰솔은 아직 어린 수준이다.

곰솔로 둘러쌓인 풀밭 한구석에 산신제를 봉행하는 제단이 있다.

한라산신단기적비(牧使 李約東先生 漢拏山神壇紀蹟碑)는 백성들의 노고를 덜기 위해 산신단을 이곳으로 옮긴 이약동 목사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비다.

아쉬운 것은. 산천단 내에 식당도 있어서 조금은 어수선한 느낌이 있다.

산천단은 여름이 되면, 숲의 터널이라고 부를 정도로 햇빛이 들지 않을만큼 숲이 우거진다.


근처에는 관음사, 소림정사, 제주별빛누리공원, 제주대학교 등도 가까이 있어서 여행 중 한번 쯤 들러 웅장한 곰솔들과 잠시 시간을 거슬러도 좋을 듯하다.

여행 중 한번 쯤 들러 제주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웅장한 곰솔들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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