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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shlee Feb 07. 2016

육지것의 제주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선돌선원

둘 한라의 심장으로 스며드는 길목 고요한 선의 길, 선돌선원

서귀포 인근 5,16도로변,

선돌길이라는 조그마한 표시와 함께 한라산 방향으로 꼬불꼬불 이어진 산길이 있다.


길가에서 들리는 소리라고는 오직 바람에 나무가 흔들리며 스치이는 나뭇잎의 스산한 울음소리와 모습을 감춘 채 하염없이 지저귀는 산새들의 노랫소리뿐.

이 길을 따라 산속 깊은 곳으로 걸어 들어 가면 온갖 상념들이 사라져 내 몸 조차도 자연의 일부인냥 몽환의 세계로 빠져드는 곳이다.


거대한 바위와 조그마한 암자가 절묘하게 자리잡고 있는 선돌길,

한라산의 중턱에 정갈스런 암자가 있는데, 이 암자의 뒷편에는 '선돌'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바위가 있다.

길어봐야 부처님 손바닥안.

새소리를 벗삼아 터벅터벅 걸어 들어간다.

걷는 내내 눈앞에 보이는것이라곤 깊디 깊은 수림의 울창한 숲과 코끝을 간지럽히는 이끼의 냄새뿐.

산새들 소리 마저 없었다면 혼자서는 깊은 산속 특유의 음산함에 기겁을 하여 이내 발길을 돌렸을지 모를 일이다.

대충 걸어보니 30~40분, 대략 2km정도는 올라간다.


갑자기 하늘이 시원스럽게 열리고 눈앞에 한라산의 장엄함이 펼쳐지는데, 맨 앞자락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흠칫 놀랄 정도로 거대한 바위덩어리는 조그마한 암자를 감싸고 있고 암자는 바위를 정성스럽게 모시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불자들이 암자에 기거를 하며 수양을 쌓는데, 특이 한 것은 암자에는 불상이 없다.

바로 암자 뒷편에 우뚝 솟아 있는 선돌바위 자체를 '미륵불(彌勒佛)'로 받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곳의 남쪽 지경에는 약 2,000㎡ 정도의 평지가 있는데 1993년까지만 하더라도 이 곳에는 조그만 사각형 주춧돌들이 놓여져 있었다고 한다.

이 주춧돌이 있었던 자리가 사찰과 관련된 건물이 있었던 곳이라면 사찰은 초가였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규모로 보아 조그만 암자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곳을 '천진암' 이라고도 하는데, 30여 년 전에 '조요중' 스님이 창건한 암자다.

 '천진선원', '선돌'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암자는 법당, 서재, 요사채, 정자, 기도실, 인등각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법당은 면적이 7〜8평 규모이고, 불상을 모시지 않고 산신 탱화만을 모시고 있다.

불상이 없는 이유는 앞서 말한 '선돌' 자체를 '미륵불(彌勒佛)'로 받들고 있기 때문이다.


인등각은 법당 우측에 위치한 약 1평 규모의 자그마한 건물이다.

서재는 주지 스님인 조요중 스님이 거처하는 곳으로 정면 좌측으로 정자와 연못이 있으며 연못 앞쪽에는 자연석을 그대로 다듬어서 만든 비교적 규모가 큰 '연자매'가 서 있다.

서재 우측에 자그마한 샘이 있어 그 옆의 단 위에 자그마한 화강암재의 '약사여래입상(藥師如來立像)' 이 있는데, 이는 이 암자에 머물렀던 영계인 보살이라는 분이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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