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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shlee Mar 06. 2016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서귀다원

비밀스런 녹차밭, 서귀다원

제주에는 오설록_서광서리 외에도 제주에는 많은 녹차밭들이 있다.

오설록이야 자타가 인정하는 관광코스로 부상한것이 십여년을 넘어섰다.

관광객이 늘면서 이제는 녹차밭보다 사람이 더 많을 지경이다.

더욱이 이니스프리전시장도 붙이는 바람에 대륙사람들이 단체로 몰려 들어온다.

그래 주차장도 이제 엄청난 규모다.

여기에 바로 뒷편에 항공우주박물관이 들어서면서 이제는 피해 다니는 곳이 되어버렸다.


서귀다원은 녹차밭 너머로 한라산이 바라다보이는 전망이 단연 으뜸이다.

녹차두렁 사이로 산책도 즐기고 차 한잔의 여유도 부리면 어떨까.

서귀다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감탄사를 연발한다.

기기묘묘한 제주 현무암이 사열한 녹차밭 사잇길을 지나면 운치있는 삼나무길이 이어진다.

길 끝에 앉은 아담한 다실에는 팔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세월을 맞이하시고.  

할아버지의 칠순기념으로 일본의 가고시마로 여행을 갔다가 그곳 녹차밭에 반해 10년 전 시작한 게 지금의 서귀다원이라 한다.

주변에서는 퇴직금으로 그냥 편히 살지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고 극구 만류했지만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꿈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꿈이 지금의 다원을 이룬 것이다.

유기농을 고집한다는 서귀다원은 정갈하다.  

서귀다원은 강진다원이나 보성의 다원, 혹은 제주의 서광다원처럼 규모가 드넓지는 않지만 다원 위로 신령스러운 한라산이 우뚝 솟아 있으니 피부로 느끼는 광대함은 그 어느 다원 못지않다.

다실로 향하는 길에는 삼나무길이 이어져 운치를 더하고 녹차밭 사이사이, 아마 밭을 일구며 나왔던 것들로 짐작되는 기기묘묘한 제주석들을 세워 놓아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때때로 손님들에게 차를 대접하는 서귀다원의 다실에서 할머니께서 익숙한 솜씨로 차를 내리신다.

차 맛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향기롭다.

서귀다원은 한라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지만 기후는 매우 온화하다.

서귀다원에서 생산되는 햇차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일 거라 하신다.

한라산의 정기를 받으며 유기농으로 재배된 이 차는 가격도 의외로 비싸지 않다.


유의해야 할 점은 서귀다원은 입장료가 있는 관광농원이 아니다.

녹차밭을 거닐어보는 것은 자유이나  청정한 삶을 살고 계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청정한 일상을 깨뜨리지 않게 깨끗하고 조용히 관람해야 한다.

다실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개인 사정에 따라 닫힐 때도 많다.  


서귀포시 516로 717 / 064-733-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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