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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shlee Mar 25. 2016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시오름

야생초와 함께하는 시오름, 숫오름

긴등성이를 이루면서 봉우리가 불쑥 솟아오른 오름이나

굼부리(분화구)없이 봉우리만 있는 형태의 오름을 통칭하여 숫오름이라 부르고,

반대로 움푹 파인 굼부리를 지닌 오름을 암메라 부른다.

시오름


숫오름 雄岳 해발757.8m 비고 118m의 원추형 분화구

서귀포시 서호동 산1


시오름은 '숫오름'이란 또다른 이름처럼 봉우리에 굼부리(분화구)가 없다.

멀리서 바라보고 있으면 상당히 웅장하고 힘이 넘쳐보이는 모습이다.

그래서일까?

오름 자체가 숫소가 싸움이라도 하는 듯 쌀오름과 힘을 겨루고 있는 형상이라 하여 숫오름이란 명칭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서 수컷을 의미하는 숫(수)가 변하여 '시'오름이 되었다는 설이있다.

화창한 날이 아니어도, 오길 잘했다 싶을 정도로 시오름 오르는 길의 숲은 깊고 상쾌한 기운으로 가득차 있다.

그리고 가을이 무르익는 중에 버섯은 마지막 포자를 퍼뜨리기 위하여 생장의 극점에 다다르고 있고, 도토리는 통통한 열매를 땅밑으로 떨군다.

마음이 즐거워지는 곳.

활엽수가 쌓이고 쌓여 이루어진 두터운 부엽토를 뚫고 여름을 거치며 가을이 되면 꿈인양 하얀 꽃들이 피어오른다.

사철란, 그리고 이름처럼 투명한 수정빛으로 피어오른 수정난풀.

사철란
수정난풀

시오름 정상가기 전엔 키큰 나무들로 둘러싸여 시원한 전망은 볼 수 없다.

그러나 꽤 고도가 높은 오름이라서인지 아래쪽의 상록활엽수과 낙엽활엽수가 혼재된 식생은 물론 윗쪽에 넓게 분포하고 있는 제주조릿대 등 다양한 식생들을 볼 수 있었기에 제법 재미있는 산행이 된다.

깊은 숲은 항상 진한 감동을 남긴다.

빛한점 들어오지 않는 깊은 숲길에서 그 끝의 밝은 빛을 본 적 있는가?

어렵게 계단을 올라서면 터지는 조망...

시오름에서 조망은 정상에서 딱 한곳뿐이다.

한라산 방향으로만이고 딴 방향은 나무가 가려 전연 볼 수가 없다.


시오름은 산록도로에서 접근이 용이하다.

최근 서귀포시의 치유의 숲 조성사업으로 길이 넓게 뚫리고 있다.

산록도로 갓길에 주차공간이 여럿이라 주차도 쉬운편이다.

한라산 둘레길 시오름이란 팻말이 있는 곳보다 새로 조성된 길을 따라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공사가 끝났다면 차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시오름 주변에 기존의 '호근산책로' '추억의 숲길' 등에 이어 놀멍치유숲길, 가베또롱돌담길, 오고생이치유숲길 등 9개의 숲길이조성되어 2016년 6월에 개장될 예정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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