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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shlee Dec 28. 2016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해녀박물관

예순아홉.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로 다시보는 해녀 박물관

12월1일 새벽 0시 20분경,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낭보가 날아 왔다.

제주해녀문화가 드디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2009년 제주도 차원에서 해녀문화보존 및 전승에 관한 조례 제정과 함께 시작된 인류문화유산 등재 노력이 7년 만의 결실로 나타난것이다.

이로서 우리나라에는 2001년 종묘제례를 시작으로 판소리와 아리랑, 강강술래, 줄다리기 등 모두 19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되었다.


지난달 유네스코는 제주해녀문화를 등재권고하면서 세계적인 희소성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제주해녀만의 공동체 문화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제주해녀문화가 지역 공동체가 지닌 문화적 다양성의 본질적 측면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었다.


제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가 '해녀' 아닐까?


하도리 해녀박물관에는 규모가 크지도 않고 전시물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해녀의 종교와 삶, 그리고 바다에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볼 수 있는 전시물들이 아기자기 오물조물하게 전시되어 있다.

좀녀라는 이름으로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제주해녀는 제주 공동체 문화의 상징이기도 했다.

바다의 물결과 날씨를 살피고 바다에 물질을 나가기 전부터 해녀들은 활발한 소통을 해왔다.

어머니에서 딸로 물질이 이어지면서 더욱 견고하게 공동체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척박하기만 했던 제주도에서 여자로 태어나 살아간다는 것, 추운겨울에도 살을 에는 바람과 세찬 파도와 싸우며 목숨을 걸고 바다 속을 헤매며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졌던 제주의 어머니 세대들이다.

오죽했으면 ‘소로 태어날지언정 다시는 여자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했을까.

때문에 제주해녀는 강인한 대한민국어머니의 상징이기도 했다.

2층 전시실에서 원형 계단을 따라 1층 전시실로 내려가면 하얀 벽에 위와 같은 글귀들이 세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자로 태어나느니 소로 낳지’

제주에서 태어난 기성세대들 또한 해녀어머니에 대한 아련한 추억들을 대부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바닷가와 물질에 얽힌 일화를 떼어 놓고는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해녀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제주도 사람들 모두의 가슴 속에 자리하고 있는 해녀어머니의 추억들을 이제는 영원히 보지 못할 수도 있다.


70년대에 1만4천명에 달하던 제주의 해녀들은

80년대에 7800명, 90년대에 6800명, 2000년에 5700명서 점점 줄어들어 2014년 말에는 불과 4400명으로 줄어들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중에서도 60대 이상 고령자가 83.5%, 이 수치 또한 해가 갈수록 고령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20년 뒤에는 천명 미만으로 줄어들어 해녀를 보려면 박물관에야 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제주해녀는 언제부터 제주도에 해녀가 생겼는지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으나 문헌으로는 1105년 耽羅郡탐라군의 勾當使구당사(여러 진,도에 파견되어 도강渡江을 관리하고 경비한 관직)로 부임한 윤응균이 "해녀들의 나체 조업을 금한다."는 금지령을 내린 기록과 1629년 이건의 제주풍토기,규창집이란 문헌에 ‘潛女잠녀’라고 처음 기록된 것으로 보아 최고 9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제주의 정신이다.

제주해녀박물관은 사실 바닥을 뺀 외부벽과 천정이 파란유리로 되어 있고 내부벽은 흰색이어서 파란하늘빛이 더더욱 파랗게 박물관 내부로 들어오게 설계되어 있다.

박물관에 있는 사람은 자신이 파란 하늘속에 있다는 느낌보다는 파란 바다 속 한가운데를 유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해녀박물관 한쪽 끝에는 해녀들의 항일운동기념탑이 서 있다.

일제시대 여성들이 주축이 된 항일운동이자 제주에서 가장 컸던  항일운동이 이곳 구좌읍 해녀들을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전개되었던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규모도 작고 전시물도 많지는 않지만 이 겨울, 제주를 찾는다면 19번째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 해녀를 기쁜 마음으로 방문해도 좋을 곳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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