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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shlee Feb 16. 2016

인문 건축가의 건축 이야기 VII 교보빌딩

Cesar Pelli에서 Mario Botta로

종로1가 1번지


광화문광장 초입에 교보빌딩 광화문사옥이 1980년이래로 랜드마크처럼 버티고 있다.

내게도 특별한 공간이다.

2000년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첫 디자인 사무실을 오픈한 곳.

향후 5년간 이곳에서 디자인작업을 했다.

지하 4층~지상 23층 규모로 연면적은 95,244㎡(32,000평)에 달한다.

현재 이 빌딩에는 호주대사관과 네덜란드대사관 등 70여 개 기관과 기업이 입주해 있는데, 이야기 한번 열어본다.


1958년 신용호회장은 육이 미래를 좌우한다하여 세계 최초의 교육보험회사인 교보생명을 설립한다.

1977년 광화문 사거리에 교보생명 본사의 설계에 착수한다.

유난히 일본에 있는 주미대사관을  맘에 들어해서 똑 같은 모양으로 디자인 해 달라고 일본 주미대사관 설계자 시저 펠리에게  설계의뢰한다.

주미대사관하고 똑같은 건물을 종로 1번지에 짓도록.

한국에 인허가등 대관업무를 담당한 사무실은 엄이건축.

그래 종로1번지에 주일 미국대사관이 들어서게 되고  그 이후로 모든 교보 빌딩은 천편일률, 똑 같은 외형으로 전국에 깔리게 된다.

어딜가나 똑 같은 모습의 교보빌딩을 볼 수 있게 된거다.


* Cesar Pelli 시저 펠리(1926- )

아르헨티나 출신 건축가.

투쿠만 국립대학 건축과와 일리노이 대학 건축과 졸.

1952년 미국으로 이민.

핀란드 출신의 거장 에로 사리넨에 사사.

1977-1984 예일대 건축과 교수.

1995년 미국건축가협회 AIA 골드 메달 수상.

코네티컷 주 뉴 헤븐에 있는 본사에서 100명 이상의 건축가, 디자이너와 지금도 활발한 활동.

이미 82살. 대표작으로 웰즈 파고 센터(1989),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1992), 보스턴 뱅크빌딩(2000) 등이 있다.


1989년 교보생명의 강남진출을 위해 제일생명사거리의 모서리 땅 2,000평을 사들인다.

건축가를 선정하는데... 당시 hot한 마리오보타가 물망에 오르고 1991년 1차 설계안이 스위스에서 날아 왔다.

맘에 안들어 반려하기를 반복, 17번 바뀌며 설계기간만 10년.

1999년 대우건설에서 드디어 공사가 시작된다.

대구, 부산, 상계동 사옥 모두 한곳에서 시공한다.  

상계동은 이미 1995년에 착공해서 1997년 완공하게된다.

완전히 다른 교보빌딩의 탄생.

이미 교보생명은 자산 30조에 이르는 재벌이었으니 클라이언트가 자꾸 설계를 바꾸고 네 건물의 설계비는 수직 상승하고.  

2003년 돌아가신 신 회장의 자손은 상속세만 1,300억을 납부한 바 있는 기업이다.

현행법에 의하면 외국인 건축가는 국내에서 작업을 할 때 열악한 국내 건축사무실을 보호하기 위한 한시적인 조치로 국내 건축가와 협력 설계해야 된다.

그래 기본설계는 마리오 보타, 실시설계는 창조건축 맡는다.

설계비는 50%씩 나눠 갖고.

WTO의 ‘도하개발아젠다 협정’이 체결되어 건축설계시장 완전 개방되면 그나마도 우리 건축가들은 설 땅이 없어지지만...  

교보타워의 연면적은 28,000평.

스위스 루가노의 마리오 보타 사무실 직원은 달랑 20명으로 스케치만 한다고 보면 된다.

최종평면은 H형.

남북의 두 사무공간 날개를 8개의 브리지로 연결한한 지상 25층 지하 8층, 지상 높이만 100m에 이른다.   

중앙의 코어(엘리베이터, 비상계단, 화장실을 모은 시설)만 철근콘크리트조고 사무공간의 두 날개는 죄다 철골구조로 이 코어가 고층건물의 큰 기둥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된다.

 보타가 원래 빨간색 벽돌을 좋아해 외장재는 적벽돌 타일이 되고.

삼천포의 벽돌공장에서 400만장 주문 제작에 들어간다.

보타는 맘대로 벽돌을 만들어 내고 이렇게 만들어진 벽돌은 PC공장으로 옮겨져 보타의 밑그림에 맞게 PC판(공장에서 제작된 콘크리트판)에 부착되고 이걸 현장에 가져다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철 구조물에 볼트 너트로 조이는것이다.  

이 벽돌벽안에 커튼월이 만들어지고 두 날개를 띄운 것은 깊은 사무공간까지 빛을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

로비는 3개 층을 오픈하고 원형램프가 설치되어 하늘에서는 천창을 통해 빛이 쏟아지고 내부마감은 단풍나무고 옥상에는 얇은 타원형의 철 구조물이 올라앉고 전형적인 보타의 배모양의 모자가 된다.


클라이언트는 미술품의 선정도 보타에게 맡긴다.

공사비의 1%를 미술품 구입에 써야 되니까 총공사비는 28,000평x500만원=1,400억이다.

1% 14억의 현상설계가 시행되어 102명 경쟁하게되고 전면도로변의 적, 청, 백의 142개의 원통기둥으로 만들어진 류근상의 <코레아 판타지아> 조각품이 선택된다.

150만개의 손톱만 한 유리조각으로 만들어진 아트로 파이프오르간 형태의 기둥으로 음악을 연주한다.

로비에 걸린 그림은 홍승혜의 '유기적 기하학'.

지하에는 연면적 3,600평의 교보문고가 자리하고 장서 200만 권은 컨베이어 벨트로 자동 이송되고.

마리오 보타는 한남동 리움도 참여 했다.

만나보면 인상은 그냥 동네 담배가게 아저씨.


* Mario Botta 마리오 보타 (1943~)


베니스건축학교 졸업

1969 베니스에서 루이스 칸 전시회를 공동기획, 사무소 개설

1985 베통 건축부문상

1989 CICA 건축상

1992 이태리 포르데노네교회 설계

2004 삼성미술관 '리움'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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