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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Feb 17. 2016

건축가의 주유천하 V 전라 環碧堂환벽당

셋. 담양의 삼승一洞之三勝과 溪山風流 계산풍류 03

자미탄을 사이에 두고 식영정의 남쪽에 환벽당(環碧堂)이 있다. 

김윤제(1501-1572)도 나주목사를 끝으로 일찍이 벼슬을 버리고 낙향해 식영정 건너편에 환벽당環碧堂 건립한다. 

푸르름으로 에워 싸인 집.  


이 집을 지은 김윤제(1501∼1572)는 식영정을 지어 장인인 임억령을 모신 서하당 김성원의 삼촌이다. 

자미탄 강가에서 놀다 환벽당의 주인 김윤제에게 전격 스카우트된 송강 정철은 김윤제의 손주 사위다. 

호남 가사문학권에 모여 있는 식영정, 송강정, 서하당, 환벽당의 주인들은 모두 얽히고설킨 친인척들인 셈이다.  

김윤제는 1501년생으로 남명 조식, 퇴계 이황과 동갑이다. 

각각 남명은 낙동강 서쪽의 지리산에, 

퇴계는 낙동강 동쪽의 청량산에, 


김윤제는 지리산 서쪽 자미탄의 성산에 살며 한 번의 만남도 갖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남명과 퇴계는 서신 교환을 통해 서로 견해를 주고받았고, 

김윤제의 수제자이자 손주 사위인 정철은 기축옥사를 통해 퇴계와 남명의 제자들을 수없이 죽이게 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지금 그 푸름은 간 데 없고, 아래쪽에 있던 살림집도 흔적이 없다. 

지금 환벽당은 산세에 밀려 겨우 한쪽을 부여잡고 서 있는 모습이다. 

김윤제는 대나무 숲의 수직성에 맞춰 세 칸 건물의 두 칸을 방으로 들이고 정면 전체에 툇마루를 들여 기둥에 좀 더 강한 수직성을 부여했던 것이 틀림없다. 

대숲이 없어지자 그 옛날 대나무의 수직성과 조응하던, 흡사 대나무 같아 보였을 힘찬 기둥들이 이제는 왜 저러나 할 정도로 머쓱할 지경이다. 

1972년 식영정 옆에 송강집松江集의 목판을 보존하기 위해 장서각 건립한다. 

식영정 아래에 연못 조성하고 부용당(芙蓉堂 연꽃집) 건립, 입구에 <성산별곡> 시비도 세우고이어 사라진 서하당도 복원하여 이제 명승지가 된다. 


1976년 식영정 아래에 높이 25m 길이 505m의 광주호 조성하면서 송강이 서하와 함께 노닐던 자미탄(紫薇灘 백일홍을 닮은 개울), 조대(釣臺 낚시바위), 서석대(瑞石臺) 등 전부 물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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