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이야기 | 연어 숙성

; Gravlax 그라브락스와 さけこぶじめ 사케코부지메

by Architect Y

지난 5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연어 가격이 피부로 느껴지는데는 반년이나 걸렸네요.

지난주에 갑자기 할인 톡이 날아오는 바람에 오랜만에 연어 1kg을 2만원에 주문 했습니다.

아직도 매식을 할 경우 고가의 연어를 경험하게되는데 좋은 가격에 괜찮은 퀄(대형마트보다 좋네요)을 얻었네요.

지난주는 장어가격 폭락(이것도 매식의 경우 피부로 와 닿지 않음)으로 장어를 3인분을 2만5천원, 더 낮아진 가격의 전복을 한마리 100g(10마리/1kg)를 1kg, 2만4천원에 구입해서 히츠마부시 ひつまぶし(장어덮밥)과 무시아와비 むしあわび(전복술찜)와 게우けう(내장)소스를 했는데 요즘 수산물 가격이 음식 만들기에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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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상태가 좋네요.

반으로 갈라 하나는 일본 숙성 방식의 さけこぶじめ 사케코부지메, 다른 하나는 스칸디나비안 방식의 Gravlax 그라브락스를 합니다.

늘 묻는 질문중 하나가 같은 재료임에도 외국방식의 조리법을 사용하는 이유인데, 단순히 그저 음식에 집중하려는것입니다.

연어는 우리나라에서 먹기 시작한 기록은 조선중기 정도입니다.


생선을 아주 얇게 저며 녹두 가루를 묻힌 뒤 … 무·향채 등을 곁들이고 초(초장)를 뿌려 먹는다.

- 장계향,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1670년경, 한글 필사본)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에서 조선시대 가정·상류층의 생선 ‘회’ 조리·손질법(비린내 제거·얇게 저미기·녹두·초장 등 곁들임)을 상세히 기술합니다.

껍질·내장 제거하고 점액·비린내 제거(소금 등 사용)한후 얇게 저미어 곁들이기의 흐름을 따릅니다.

참고로 조리서에는 조개, 전복, 해삼, 굴 등 ‘회’ 형태로 먹는 수산물 손질법과 초(초장)·곁들이기 재료도 다수 수록되어 있습니다.

1809 전후의 규합총서 閨閤叢書 전반에 어채(魚菜)·화채(魚河菜)·생선 손질법이 수록되어 있으며 ‘회’와 곁들임 재료(무·초·젓 등)를 다룬 조문들이 존재합니다.

장은 생선의 해감(소금물·담그기), 점액 제거(소금으로 비비기), 얇게 저미는 방법, 초(초장)와의 배합 등 실무적 손질법을 설명합니다.

또한 어채, 화채 처방에는 여러 재료(녹두·꽃잎·향채 등)를 곁들여 내는 기술이 나옵니다.

이는 당시 회(生魚) 조리법이 궁중과 양반가에서 이미 정형화되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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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은 続日本紀(속일본기, 797년 편찬)에 이미 鮭(사케; 연어)라는 표현이 등장했고스칸디나비아 중석기·신석기 유적에서 보여지듯 북유럽은 이미 기원전 8000년 이전부터 먹어왔고 바이킹 시대 (8–11세기)에 저장 식품으로의 확립되었듯 조리법을 그쪽 방식에서 차용하는것이 나쁘지 않을것 같아서 입니다.


우선, 스칸디나비안의 Gravlax는 Gravad(생선에 설탕, 소금, 후추 가루, 향료 따위를 문질러 바른)와lax(연어)가 합쳐져만들어진 이름으로, 직역하면 "매장한 연어"라고 하는데 전통적으로 그라브락스를 만들던 방식에서 나온 말로 가난한 어부들이 비싼 소금을 구해다 연어를 절이는 대신에 해변에 구덩이를 파서 연어를 몇 가지의 향신료와 함께 넣어 묻고 바닷물이 스며들어 자연스레 절여짐과 동시에 발효가 되게 했다고 합니다.

그래, 장기간(수개월에서 1년)발효시켜 먹었지만 지금은 발효시키지 않고 단기간 숙성시켜 만들고 있는데 저도 짧은 숙성을 선택합니다.

생 연어 1kg, 럼주(양주) 적당량, 딜 4 큰술, 설탕 4 큰술, 소금(염도에 따라) 2 큰술~ 4 큰술, 후추 적당량.

재료를 다 바른 후 연어 2장을 포개어 랩으로 꼭꼭 싸고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서 하루, 이틀일 정도 숙성하면 끝.

곁드리거나 숙성에 같이 사용되는 비트는 이번에는 따로 준비하지 않고 숙성시 함께 넣었는데 만약 따로 내고 싶으시다면 손질 비트를 소금 간 3티스픈한 물에 45분 가량 삶고(식감에 따라 ~한시간까지 조절) 꺼내 다진 후 올리브오일, 발사믹식초와 소금, 후추 살짝 뿌리고 내면 됩니다.

드레싱은 타르타르 소스를 딥하는데 마요네즈 12큰술, 피클 다진 것 6큰술, 양파 다진 것 8큰술, 샴페인이나 화이트 와인, 다진케이퍼, 올리브오일, 머스타드, 후추 소금 간, 계란 노른자 흰자 다진것.(6인분 분량)을 믹싱하면 됩니다.

귀찮으면 시판용 소스를 사셔도 무관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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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반을 가지고 さけこぶじめ 사케코부지메(연어 다시마숙성)합니다.

다시마를 昆布(こんぶ 곤부)라고 읽어서 우리나라에서는 こんぶ じめ(곤부지메, 곤부즈메)로 알려져있지만 일식에서는 주로 다시마를 이용해 다시마 성분을 생선회로 흡수시키는 것으로 원발음은 '코부지메(昆布じめ)'입니다.

여기서 '콘부(こんぶ)'는 다시마를 의미하는 것으로 일식에서는 '곤부지메' 정도로 불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것도 여러 방법이 있으나 흔히 사용하는 방법으로 소개합니다.


말린 다시마를 쪼개서 생선크기에 맞게 잘라쓰기도 하며(이때에도 물론 다시마표면을 닦아줘야 한다), 말리지 않은 다시마를 쓰기도합니다.

숙성시간이 중요한데, 선호도에 따라 시간 조절을 잘해야 하는데 통상 6시간~12시간을 하지만, 진한 절임이 싫다면 4~6시간 정도가 적당할 수 있습니다.

숙성 온도는 1~2도 유지.

먼저 연어를 해동지로 기름과 물기를 제거 합니다.

굵은 소금으로 연어를 완전히 덮어 30분 소금 숙성 합니다.

소금을 물로 깨끝이 털어내고 다시 해동지로 닦아냅니다.

그이고 흰 소금기를 제거한 다시마를 이용해 연어를 덮고 랩핑 후 Gravlax 그라브락스처럼 일정한 온도(1~3도)를 유지하며 잘 여닫지 않는 김치 냉장고에서 12시간 숙성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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さけこぶじめ (사케 고부지메)는 다시마의 글루탐산이 연어에 흡수되어 감칠맛(umami)이 강하게 상승시키면서 상대적으로 담백·청아한 맛을 내고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 감칠맛·염도·해조향 중심의 정미(精味; 본연의 맛과 향을 순수하게 드러내는 상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중간 숙성(6~12시간) 시 탄력과 살짝 젤라틴 감이 나오고 수산물의 본연의 맛과 다시마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고의 페어링으로 준마이(純米), 준마이긴조(純米吟醸) 사케의 감칠맛(아미노산)과 다시마의 글루탐산이 UMAMI 시너지 만듭니다.

소주는 증류식과 어울리고 와인은 다시마의 바다향 강화을 증폭하는 깨끗한 산미와 미묘한 미네랄맛의 고산지대 샤블리 Chablis, 해조, 염기 풍미와 잘 결합하는 알바리뇨(Albariño; 갈리시아 화이트 품종), 허브 과하지 않고 미네랄 대비가 있는 그뤼너 펠트리너(Grüner Veltliner; 오스트리아)가 좋습니다.

참고로 샤블리는 흰살생선 초밥, 알바리뇨는 물회, 그뤼너 펠트리너는 세발낙지와도 궁합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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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vlax (그라브락스)는 소금, 설탕, 딜(dill), 후추로 하루, 이틀 숙성함으로 단맛, 염도, 허브, 향신 풍미가 복합적으로 배어들어 기름진 연어 풍미에 단·짠·허브 조합이 좋고 허브 향(딜)이 강하게 피어오르는 아로마틱한 스타일의 조리법입니다.

딜(허브)향과 완벽 매칭이되고 선명한 산미가 연어의 기름짐을 정리하는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Gravlax의 단맛, 향신료와 균형이되는 리슬링(Riesling)가 와인 페어링으로 좋고 브·주니퍼 향이 Gravlax와 매우 잘 맞아 진(Gin) 온더락도 훌륭하고 드라이 진 토닉도 풍미를 상승시킵니다.

맥주중에는 PA의 풍부한 홉 향과 쌉싸름함을 유지하면서 도수를 낮춘 라이트한 스타일인 세션 IPA가 딜·허브 향을 해치지 않으면서 기름기를 씻어줍니다.

라거나 필스너도 무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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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간이 해결해 줄것입니다.

잠시 글을쓰며 산미 싹 빠진 브라질 세하도 드립 한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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