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의 색을 결정짓는 표현들에 대하여
“훌륭한 오마카세의 최종 목적지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우마미를 선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마미란 우리 말로 하면 ‘감칠맛’과 비슷한 의미로, 인간의 혀로 느끼는 단맛, 신맛, 짠맛, 쓴맛 등에 이어 ‘제5의 맛’을 말한다.- 2021.04.01.
고추장은 발효 콩의 감칠맛을 극대화해 해외 소비자들에게 K푸드 맛의 정수로 꼽힌다.- 2025.11.16 매경
맛을 이루는 다섯가지 요소 중에서 신맛, 단맛, 감칠맛, 쓴맛은 세균부터 포유동물까지 다양한 생물의 분자와 관련이 있다. … 감칠맛을 맛의 한 종류로 봐야 하는지 의견이 오랫동안 엇갈렸을 뿐만 아니라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나트륨, 곧 엠에스지(MSG) 때문이다. 저자는 MSG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주장이 나온 연구 방법 대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 2025.11.28 한겨레 신문
연말이라 음식 광고, 음식점 소개가 많은 시기라 이야기를 끄집어내 봅니다.
음식과 맛을 다루는 방송, 유튜브, SNS마다 이야기하는 감칠맛, うまみ, Savory는 도대체 어떤 맛일까요
서서히 스며드는 정서적 맛, 즉 발효와 기다림의 미학에서 비롯된 풍미의 한국의 감칠맛.
자연에서 추출한 순수한 맛의 본질, 즉 조화와 명료함의 미학으로 정립된 일본의 うまみ.
조리와 향신료로 만들어낸 즉각적 쾌감, 창조적 표현의 미학을 보여주는 서양의 savory
세 개념은 모두 인간이 ‘맛의 깊이’를 추구한 결과이지만, 한국은 정(情)과 여운, 일본은 조화와 본질, 서양은 자극과 표현의 방향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감칠맛, うまみ, Savory
3가지 단어의 어원은 각자 지역색이 드러나는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삶의 방식이 담긴 철학적 해석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과학적 분석으로 보아도 미묘한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오랫동안 사용된 말인 우마미는 맛있다, 능숙하다, 훌륭하다를 모두 포함하는 고대 일본어 うまい 우마이와 맛’이라는 뜻의 한자, 味의 합성어로 맛있음의 본질이라는 의미로 1908년 기쿠나에 이케다(池田菊苗)가 다시마(昆布)에서 글루탐산을 규명하며 다섯 번째 기본 맛의 이름으로 공식화한것입니다.
일본어 ‘うまい’가 맛·기술·상태를 한꺼번에 의미하는 다의적 감각어이기 때문에 ‘うまみ’는 단순한 맛이 아니라 조금만 넣어도 전체 조화를 끌어올리는 미세한 힘이라는 뉘앙스를 갖는것으로 일본의 미학적 개념인 야메(teinei, 섬세함), 간미(簡美, 절제된 아름다움)와 일치합니다.
글루탐산 중심으로 다시(다시마+가쓰오부시), 미소, 쇼유가 더해지며 선명하고 깔끔한, ‘명료한 감칠맛’으로 어패류와 다시마 중심. ‘감칠맛’을 추출해내는 조리 과학 발전된
우려내고 추출하고 조합해 미묘한 밸런스 추구하는 조화(和)의 맛이며 투명, 균형, 섬세한 추출미를 나타냅니다.
한국적 색을 가진 감칠맛은 단맛·달곰함을 뜻하는 고유 한자인 ‘감(甘)’과 ‘치다(더하다)’에서 파생한 옛 표현으로 맛이 더해져 살아난다는 의미의 ‘칠맛’이 합쳐진 단맛이 은근히 더해진 맛, 맛을 돋우는 맛을 나타내는데 , ‘감칠맛’은 감정어(감)와 행위어(치다)가 합쳐져 맛의 정서적 반응까지 품은 말이라는 점이 특징으로 20세기 중반 이후 일반화되었지만, 개념 자체는 조선 요리서에서 우려낸 국물의 진한 맛, 구수한 맛이 이미 존재했습니다.
전통 음식의 은근한 깊은 맛, 즉 주로 아미노산(글루탐산), 핵산(이노신산, 구아닐산)이 주로 이를 보여주는데 은근하고 지속적으로 입에 감기는 맛으로 삼국시대 이래 장문화 정착하면서 고려·조선에서 국물의 깊이 미학이 형성된것입니다.
한국 요리의 중심이 장(된장·간장·고추장), 젓갈, 발효·숙성, 뭉근히 우려내는 국물이라는 점에서 서서히 응축된 맛이 감응을 일으킨다는 정서적 맛 개념이 반영된것이죠.
한국전쟁 후에 생겨나 마치 한국인의 특징처럼 여겨진 속칭, 빨리빨리문화와 정반배인 실제 수천년을 내려온 진짜 한국문화인 느리게, 그리고 천천히 여운을 즐기는 음미(吟味)의 미학이 감칠맛의 내적 정의인것이죠.
한편, 라틴어 sapere(맛보다, 지혜롭다)에서 시작되어 중세 영어 savere로 전해지고 다시 우리에게 알려진 savory(맛있는, 향긋한)는 합리적이고 체계적 분류에 의한 단맛·짠맛과 대비되는 풍미 있는 맛입니다.
서양의 Savory는 우리의 ‘감칠맛’을 포함하지만 향신료나 기름진 풍미 중심으로 명확한 화학적 정의 없으나 풍미나 향, 지방, 단백질 반응 등 복합적인 맛을 나타냅니다.
육수(stock), 치즈, 로스트미트, 버섯, 소스류의 강한 향신료적 배경에 육류과 유제품 중심으로 고온 로스팅과 허브로 풍미 강화한 맛으로 즉각적 자극인 Flavorfulness(풍부하고 독특하며 매력적인 맛을 갖는 품질)라고 설명합니다.
Escoffier의 소스 이론 등 르네상스 이후 육즙·소스 중심의 미식 언어 등장하며 풍부, 향기, 자극적 만족감을 만들어낸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식문화를 들여다보면
한국은 맛을 통해 관계를 체험하고, 일본은 맛을 통해 자연의 조화를 직관하며, 서양은 맛을 통해 인간의 창조성을 드러냅니다.이 세가지 맛에 대한 입장은 각자가 가진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존재론적인면) 한국은 드러나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 일본은 보이지 않는 내면의 층위로 자연 속에 본래 존재하는 질서, 은폐된 실재의 감각, 서양은 불, 향신료, 소스는 인간의 의지와 기술의 산물이라고 보고 (인식론적인면) 감칠맛의 스며드는 맛과 여운은 감각과 정의 융합된 인식으로 감각보다 정서적 체험에 의해 인식되고 うまみ의 밸런스”를 통해 깨닫는 美의 경지는 직관적 판단의 결과이고 savory는 이성적, 조리적 구성으로 판단하여 조리 기술과 조합의 결과로 인식됩니다.
그래 3가지 표현은 각각 은근함(隱), 여운(餘韻), 스며듦(浸潤)의 관계적 미학, 조화(和), 균형(均), 명료함(清)이라는 조화의 미학, 그리고 richness(풍부함), expression(표출), creative(창조)의 표현의 미학으로 대표됩니다.
정리하자면, 한국의 감칠맛은 서서히 스며드는 정서적 맛, 즉 발효와 기다림의 미학에서 비롯된 풍미고 일본의 うまみ는 자연에서 추출한 순수한 맛의 본질, 조화와 명료함의 미학이고 서양의 savory는 조리와 향신료로 만들어낸 즉각적 쾌감, 창조적 표현의 미학을 보여줍니다.
결국, 세 개념은 모두 인간이 맛의 깊이를 추구한 결과이지만, 한국은 정(情)과 여운, 일본은 조화와 본질, 서양은 자극과 표현의 방향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맛은 속 깊이 우러나온다
味は自然に在り、それを見出すことが美である 맛은 자연에 있으며,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아름다움이다
Tell me what you eat, and I will tell you what you are. (Brillat-Savarin, Physiologie du goût 미식예찬) 네가 무엇을 먹는지 말해 주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