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문 | 모리와 함께한 마지막 수업

; 삶의 마지막 순간에 비로소 보이는 것들

by Architect Y


젊음이 부럽지 않나요?

미치가 묻자 모리 교수는 이렇게 답한다.

내 안에는 모든 나이가 다 있네.

난 세 살이기도 하고, 다섯 살이기도 하고, 서른일곱 살이기도 하고, 쉰 살이기도 해.

그 세월을 다 거쳐 왔으니까, 그때가 어떤지 알지.

어떤 나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구!

지금 이 나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나이가 다 내 안에 있어.

이런 데 자네가 있는 그 자리가 어떻게 부러울 수 있겠나.

내가 다 거쳐 온 시절인데?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중


1997년 출간돼 4000만부가 판매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의 실제 주인공 모리 슈워츠 브랜다이스대 교수가 근력이 약해지고 신체가 마비되는 상황에서도 사망 직전까지 혼신을 다해 직접 써내려간 책, 「Morrie: In His Own Words 모리와 함께한 마지막 수업」 이 지난해 2025년 말 출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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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교수는 77세이던 1994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으며, 근육이 녹아내려 숨쉬기조차 어려워지는 상황에 처하자 그는 죽음보다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을까 두려워했습니다.

TV 출연을 통해 죽음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모습을 대중과 나누며 90년대 미국 사회는 삶과 죽음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으나, 모리 교수의 모습이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 방송을 본 스포츠 기자 미치 앨범이 모리 교수를 찾아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쓰게 되었는데 미치는 서너 달에 걸쳐 매주 화요일마다 모리 교수와 함께 세상, 가족, 죽음, 자기 연민, 사랑 등 인생을 이야기합니다.

이는 미치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두가 치열한 삶으로 인해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아 가는 과정으로 미국의 시인인 에머슨의 이 말은 모리 교수가 가진 스승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조근조근 설명한다면 「모리와 함께한 마지막 수업」의 문체적 특징은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는데 이는 근육이 녹아내리는 아픈 사람이 남길 수 있는 큰 도전이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죽음을 앞둔 대학 은사 모리 교수와 제자가 나눈 대화를 담고 있는데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제자(미치 앨범)의 관점에서 쓰인 반면, 이 책은 모리 교수가 직접 쓴 잠언 같은 느낌을 줍니다.

삶과 죽음은 연결되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배우면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알 수 있고, 그 반대도 성립하는데 죽음을 인식하는 사람만이 삶을 가볍게 누리지 않습니다.

책은 죽음이 다가올 때 사람은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은 것과 용서를 구하지 않은 것, 이 두 가지를 후회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는 이렇게 지적합니다.

사람들은 자기 몸이 늘 완벽하다고 믿거나, 적어도 늘 최상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다고요.

그렇지 않으면 몸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겁니다.

마치 자신이 항상 건강할 것이고 몸은 언제나 적절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신의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말이죠.
왜 이런 터무니없는 믿음에 사로잡혀 있는 걸까요?

내 생각에는 스스로를 병이나 죽음과는 멀리 떨어진 존재, 언제까지나 젊음과 건강을 누릴 수 있는 존재인 양 착각하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나약한 존재, 실제로 언제든 쓰러질 수 있는 존재, 결국에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생각을 애써 외면하거나 쉽사리 인정하지 못합니다.

- 본문 Chapter 1 언젠가는 내 몸에 한계가 찾아옴을 기억하자 p.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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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몸이 늘 완벽해야 한다고 믿으며 배신감을 느끼는데 이는 병이나 죽음이 자신과는 멀리 떨어진 일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되고 모리 교수 역시 댄스를 즐길 만큼 건강했으나 루게릭병에 걸렸습니다.

저자가 시신 부검을 통해 느낀 바는, 영혼이 빠져나가면 육체는 사물처럼 느껴진다는 것이고 따라서 육체가 망가져도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몸이 말을 듣지 않을 때 심난해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연필을 달라고 부탁하는데 이는 좌절감의 싹이 자라지 못하게 미리 차단하는 방식으로 모리 교수는 좌절감을 느끼는 대신 단순한 욕구 관리를 선택합니다.

과거 극심한 좌절 시 방에 갇혀 시위하듯 행동했던 경험을 반성하며, 분노나 좌절을 즉시 표현하기보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진짜 사랑을 할 줄 아는 어른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이를 위해 예술 감상이나 글쓰기 등 자기만의 분출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가장 좋은 것은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는 것으로 분출할 사람이 없을 경우, 글을 쓰는 것이 추천하기도 합니다.

종이 위에 쓴 것을 보면 마치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아 객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것이죠.


이어 모리교수는 한 사람이라도 나를 사랑해 준 경험은 회복 탄력성을 키우며, 생산적으로 슬퍼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먼저 용서해야 한다고 사랑과 용서 죽음에 대해 받아들이는것에 관해 이야기 합니다.

저자와 방송출연자 모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을 지탱해 준 사랑의 존재(할머니, 스승 등)가 있었음을 확인하며 주변에 사랑을 준 사람이 없다면, 책 속에서 나를 사랑해 주는 스승을 만나보라고 조언합니다.


왜 하필 나지?라는 자책은 생산적인 슬픔을 방해하며, 분노의 응어리가 남아 있을 때 후회에 사로잡히게 만들게 되기에 인생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나를 먼저 용서해야 남을 용서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고 사건에 초점을 맞춘 죽음을 바로 인지하는것이 하는 것이 죽고 싶다는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모리의 조언은 희망 고문이 아닌 냉철히 현실을 직시하는것으로 진실을 보려면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바꿀 수 없다면 받아들여야 한다는것입니다.

삶에는 살고 싶은데 죽고 싶고, 사랑하는데 싫어하는 감정 등은 인간이기에 자연스러운 모순된 감정이 늘 뒤엉켜 있습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나는 영원히 죽고 싶은 걸까, 아니면 지금 이 순간만 그런 걸까?’라고 스스로 질문해야 합니다.

이는 살고 싶은데 내 뜻대로 안 되어 생기는 감정일 뿐,깊은 명상이나 종교에 관심을 가지면 죽음과 세상의 부조리함도 두렵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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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젠가는 장애와 죽음에 이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도움을 그냥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말고 만끽해보자. 남에게 의지하는 즐거움을 누려보는 거야.

- 본문 Chapter 4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자 p.111, p.114


모리 교수의 삶 자체가 가르침의 근거이며, 인생은 찰라이기에 사랑하며 몰입해야 합니다.

그의 가르침이 25년 넘게 사랑받는 이유는 그가 우울한 성장 환경을 극복하고 존경받는 스승이라는 그 삶을 실제로 살았기 때문입니다.

과거 고전의 인물들과 달리 그의 삶은 미디어를 통해 생생하게 증언되며 멘토가 필요한 시대에 모리는 쓰여진 그대로 살았던 인물인것이죠.

시간이 많지 않아도 몰입으로 남은 시간을 채우는 것이 중요한데 인생의 참여자로 너무 깊이 관여하면 미치고, 관찰자로 너무 멀어지면 공허해지기에 모리는 한 걸음 물러서 관찰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참여했는데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랑’입니다.

마지막 유언에는 직업 이야기는 없고 사랑과 미안함만 남아 있습니다.

모네 그림처럼 우리의 인생은 영혼의 관점이 아닌 단 한 번뿐인 찰라이기에 아름답기에 더 귀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항상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으며, 대체로 좋은 사람이면 되고 감정 표출이 평정심을 깨는 것은 아니며, 주기적인 부정적 감정 표현은 좌절감을 줄인다고 전합니다.


화나고, 좌절하고, 혐오스럽고, 분개하고, 절망스럽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대로 느끼도록 내버려두십시오. 그런 다음 감정과 거리를 둔 채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 본문 Chapter 9 내 마음과 감정을 다스리자 p.247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한 서툰 모습조차도, 그가 가정을 유지하려 노력한 방식의 사랑이었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새어머니에게 사랑받았던 모리 교수처럼,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은 경험이 있다면 이해의 폭이 넓어집니다.

모리 교수가 제안하는 품위 있는 삶과 죽음을 위한 태도는 자신의 몸을 육체 이상으로 이해하고, 좌절감을 관리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평정심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감정을 분출하며, 자신과 타인을 용서하는 태도를 갖는 것입니다.

죽음이 다가올 때 가장 후회하는 것은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은 것과 용서를 구하지 않은 것이며, 이를 피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정을 표현하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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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마지막 수업」은 죽음을 교육의 현장으로 확장한 사유 중심의 회고록이고,「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은 매주 이어지는 대화를 통해 ‘삶의 태도’를 체화시키는 관계 중심의 에세이입니다.

두 책은 같은 인물(모리 슈워츠 교수)과 같은 저자(미치 앨봄)를 다루지만, 형식, 초점, 독자 경험이 분명히 다릅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회고와 연속 대화체의 형식으로 매주 화요일마다 하나의 주제(사랑, 일, 죽음, 용서 등)를 다루고 병의 진행, 두려움, 농담, 침묵까지 포함한 과정의 기록하며 인간적 모순과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고 관계와 일상의 재구성을 요구하는 질문을 던지며 관계와 감정의 변화를 따라가고, 서사적 몰입을 선호하고 상실과 돌봄의 과정을 이해하려는 방향에 적합하다면 「모리와 함께한 마지막 수업」은 단일 강연을 중심으로 한 사유적 에세이 형식으로 가치·원칙을 압축적으로 제시하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요약본에 가깝고 개인사는 배경으로 물러나 ‘스승’ 혹은 ‘사상가’로서 전면에 등장하여 가치 선언을 요구하는 윤리적 질문을던지기에 인생의 원칙을 정리하고, 강연이나 에세이 형식을 선호하고 짧고 강한 메시지를 원하는 방향입니다.


신앙은 해답이 아니라 관계이며, 질문 끝에서 만나는 사랑을 기록한 책이라는 죽음을 앞둔 지성인이 삶의 끝에서 도달한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을 함께 읽어도 좋을듯 합니다.


우리는 부서져 소멸하는 파도가 아니라 드넓은 바다의 일부로 살아간다.

- 본문 Chapter 11 죽음과 기꺼이 마주하자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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