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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Mar 30. 2016

육지것의 제주인문이야기 III 제주의 비경 월령리선인장

마흔다섯. 월령리 선인장 자생지

선인장하면 사막을 떠 올리기 쉽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선인장 자생지가 있다.

제주 월령리 선인장 군락 자생지는 열대지방으로 부터 해류를 타고 밀려와 야생하게 된 우리나라 유일한 선인장 군락지로 천연기념물 429호로 지정되었다.

월령리는 돌담길 따라 온통 선인장으로 뒤덮혀 있다.

위협적으로 보이는 선인장 군락은 오히려 옛날엔 마을과 집을 보호하던 방어막의 하나였다 한다.

집을 둘러싼 돌담을 선인장이 다시 빙 돌아 감싸면, 선인장의 위협적인 가시는 사람을 귀찮게 하는 쥐나 야생동물들의 침입을 막아주었는데, 특히나  제주사람들이 신앙적으로  무서워하는 뱀의 집안 침입도 막아주었다.

선인장 몸체가 해류에 의해서 이 곳까지 밀려오고 해면의 모래밭 또는 바위 틈에 올라와서 뿌리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곳 주민들은 선인장 모양이 손바닥처럼 생겼다하여 '손바닥 선인장'이라 부른다.

정식 명칭은 '부채 선인장'이다.

이 선인장들은 멕시코가 원산지이며 쿠로시오 난류를 타고 이 곳 제주 월령리까지 온 것으로 추청되며 오래 전부터 이 곳 주민들이 뱀이나 쥐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집 돌담에 옮겨 심으면서 현재는 제주도 월령리 마을 전체에 퍼지게 된 것이다.

해마다 4~5월이면 선인장 줄기에 파란 열매가 달리기 시작한다.

이 선인장들은 상큼한 초롯빛으로 7월이 되면 노란 꽃이 피고, 11월에는 보라색 열매가 맺힌다.

이 열매가 백년초 열매이다.

최근에는 백년초의 여러 효능이 알려지면서 제주도 월령리 주민들의 고소득 작물이 되었다.

제주도 월령리 초롯빛 선인장은 다년생의 초본이고 줄기가 잘 갈라지고 표면에 가시가 난다.

11월말 12월초는 선인장 열매 수확철로, 자줏빛의 백년초 열매가 맺어있는 선인장을 직접 볼 수 있다.


제주 올레길 14코스.

이 길을 걷다 보면 푸른빛의 바다와 검은 돌, 그리고 강인한 생명력을 뽐내는 녹색 선인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선인장 군락지의 이색적인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좋은 코스다.

바닷가엔 정자 하나가 세워져 있는데 바람이 아예 없는 날에도 정자그늘에 서면 어디선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인적없고 고요한 바다정자는 그야말로 혼자만의 바람과, 혼자만의 바다를 즐기기에 딱인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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