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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Aug 31. 2016

일반인문...어느 가을, break...

도연명의 飮酒음주라는 시가 있다.

깊은 가을밤 마침 좋은 술이 생겨서 그것을 마신다.

혼자 마시다 보니 술에 취한다.

취한 후에는 시의 흥취가 생겨서 시를 지었다.

이 시에서 나온 말중 술을 이르는 말이 20수의 시중  제7수에 나온다.


忘憂物 망우물


술은 온갖 시름을 잊게 하는 물건이란 뜻이다.


아름다운 가을 국화

꽃이슬이 내려 앉은 꽃잎 따서

근심 잊으려 술에 띄워서 마시니

속세와 멀어진 심정 더욱 간절하다


秋菊有佳色 추국유가색

裛露掇其英 읍노철기영

汎此忘憂物 범차망우물

遠我遺世情 원아유세정


도연명은 음주시의 창작 동기를 서문에서 보여준다.


내가 조용히 살다 보니 달리 즐거운 일도 없고 게다가 요즘 밤도 길어 졌는데 우연히 귀한 술이 생겨 저녁마다 빼놓지 않고 마시게 되었다.

등불에 비췬 내 그림자를 벗삼아 마시다 보니 혼자서 다 비우고 금방 취해 버렸다.

취하고 나면 자주 시 몇 구를 지어 보고 혼자서 흐뭇해하곤 했다.

이렇게 짓다 보니 여러 수(首)가 되었지만 잘 정리해 놓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냥 친구더러 다시 정서해 달라고 했다.

그것은 다만 같이 기쁘게 웃을 거리를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余閑居寡歡 兼比夜已長 여한거과환 겸비야기장.

偶有名酒 無夕不飮 우유명주 무석불음.

顧影獨盡 忽焉復醉 고영독진 홀언부취

旣醉之後 輒題數句自娛 기취지후 궤제수구자오.

紙墨遂多 辭無詮次 지무수다 사무전차

聊命故人書之 以爲歡笑爾 료명고인서지 이위환소이시선의


기분 좋은 술에 대한 이야기 아닌가!

논어를 늙은이들의 훈향같은 잡담이라 한다면 도연명의 음주는 권주하는 한량의 한탄인것 같다.

그래, 나도 취하고 도연명도 취한다.

마지막으로 이 시편에서  걸출한 성어가 하나 실려 있는데 이로 마무리 한다.


杜門不出 두문불출


제12수의 杜門不復出, 終身與世辭(문을 닫고 다시는 나가지 않았고, 죽을 때까지 세상과 끊어버렸다).’라는 구문에서 杜門不出 두문불출이 나오는데, 이는 아무 곳도 나가지 않고 틀어박혀 있는 상태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가을로 접어드는 시간 속 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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