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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 zeze Oct 21. 2022

뉴노멀 시대의 오프라인 숍 :: 29CM 성수

29 SEONGSU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 78, 주차X

 화-일 11:00 - 20:00 월 정기휴무

#큐레이션 #쇼룸 #플래그십스토어 #무신사 #29CM #오프라인스토어

@29cm.official



라이프스타일 셀렉트숍 29CM가 성수동에 첫 오프라인 쇼룸 '이구성수' 를 열었다. 시즌별로 하나의 아이템을 선정하고 이와 관련된 브랜드와 작품, 아티스트를 큐레이션 하여 소개한다. 이번 이구성수의 첫 전시 주제 '스웨트 셔츠'이다.



스웨트 셔츠를 좋아하는 사람의 궤적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건 가을을 연상시키는 알록달록한 색상의 스웨트셔츠들과 패션 라이프 상품들 소품들이다. 램프, 파우치, 목걸이, 유리잔 등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 아이템들은 스웨트셔츠를 입는 유저들의 생활공간에 있을법한 소품들이다. 스웨트셔츠를 입을 것 같은 어떤 사람의 궤적을 따라 옮겨 놓은 것. 29CM가 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하는 법이다.


전 주제는 시즌별로 달라지며, 그 안에 전시되는 브랜드와 상품은 2주마다 교체된다. 덕분에 고객은 29CM에 입점한 많은 브랜드의 상품을 다양하게 보고 구매할 수 있다.



은행나무에서 찾은 고유성

긴 시간을 단일종으로 살아온 은행나무의 정체성

메뉴 팩트 커피 앞에는 29CM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양지윤 작가의 은행나무 전시가 있다.


왜 하필 은행나무였을까. 우리나라 사람 중에 은행나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은행나무는 다른 나무와 쉽게 구별된다는 뜻이다. 우리가 은행나무를 쉽게 인지하고 구별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을에 노랗게 물드는 부채꼴 모양의 잎을 가진 나무가 은행나무 한 종 뿐이기 때문이다.


은행나무는 은행나 1문 1강 1목 1과 1속 1종만이 현존하는 식물이다. 동물이냐 식물이냐를 나누는 생태학적 분류 '계' 다음이 바로 '문'인데, 식물 중에 은행나무랑 비슷한 이웃사촌들은 다 멸종했고 오직 이 친구만 남았다고 보면 된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동물계에 사람 빼고 다 사라진 것이다. 양지윤 작가는 이 은행나무의 고유한 특징을 29CM에 녹여내고자 했다.


긴 시간을 단일종으로 살아온 은행나무의 정체성을, 수백 개의 잎은 정의할 수없이 다양한 우리의 취향을 닮았습니다.

29CM SUNGSOO with Jiyoon Yang


이구성수의 첫 PT 브랜드 ' 뉴발란스'

2층 좌측엔 피팅룸, 우측엔 PT 브랜드가 전시되어 있다. PT는 29CM의 메인 콘텐츠로 한 브랜드를 선정해 브랜드의 관심과 애착, 소비 관념이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미디어 채널이다.  이구성수의 첫 PT 브랜드로는 ‘뉴발란스’가 선정됐다. 뉴발란스의 브랜드 스토리와 함께 각 운동화 모델에 어울리는 스타일링 제안 등 다양한 콘텐츠를 2층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Fitting Room

2층의 좌측은 쇼룸에 전시된 상품을 입어볼 수 있는 피팅룸이 마련되어 있다. 피팅룸에서 옷을 입고 인증 셀카를 찍어 올리는 요즘 문화에 맞게 조명을 배치하고 독특한 콘셉트로 외관을 디자인하였다.



브랜드가 오프라인 숍을 여는 이유

확실히 2022년의 트렌드는 오프라인으로 옮겨갔다. 구매라는 관점에서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넘어선 것은 오래전 일이다. 대부분의 매출도 온라인에서 이루어질 텐데 그럼에도 오프라인 숍을 여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음에 들었던 옷을 집에 와서 입어봤는데 실망했던 경험이 있다면 한 번 떠올려보자. 우리는 옷이 예뻐서 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옷이 아니라 그 브랜드가 주는 경험과 공간의 느낌이 좋아했을 가능성이 크다. 옷 자체의 완성도보다 이 브랜드가 주는 경험과 느낌이 만족스러워 닮아가고 싶은 브랜드를 발견하고 지갑을 여는 것이다.


아무리 온라인 큐레이션이 발전하더라도 공간이 주는 발견은 오프라인 플랫폼만이 갖는 장점이다. 오프라인에서 브랜드의 판타지와 이미지를 심어주고 온라인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방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가격표 대신 29CM 앱으로 통하는 QR을 제공한다

실제로 29성수에서 판매 중인 상품엔 가격이 붙어있지 않다. 현장 구매 서비스도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큐알코드로 접속하면 29CM 앱으로 연결돼 구매를 할 수 있다. 결국엔 구매 채널을 온라인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것이다.





매뉴팩트 커피

29성수의 첫 번째 전시는 온라인 플랫폼의 한계를 전적으로 넘었다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다. 감상에 그치는 전시 위주라 고객들이 능동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요소도 없었다. 하지만 이곳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지역적 특성이 적절히 어우러진 곳이다. 성수동은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29CM가 선보일 두 번째 전시도 기대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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