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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iss Oct 27. 2021

'조금만 더, 더' 병

지난 한 달간, '조금만 더, 더' 병에 걸렸었다.

일터를 확장하여 이전하는 결코(x100) 쉽지 않은 일을 해내고 나니 성취에 대한 바람도 덩달아 늘어났다. 

조금만 더 해보자, 조금만 더 잘되길,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더! 더! 

10월에 들어서서 나의 형상을 한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고 있던 것이다.  

마치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작은 구멍을 통해 자신을 감싸고 있던 긍정과 열정의 공기가 스멀스멀 밖으로 탈출하고 있었다.

중순쯤 되어서야 바람이 빠졌구나, 안팎의 확연한 기체 부피 차이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쭈글탱이 고무 한 조각으로 근 며칠을 살아냈다.

부정적인 감정과 침울한 걱정이 거의 다 휘감을 때쯤 

전진하며 흥분할 때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글자들이 다시금 나를 위해 눈앞에서 머물러줬
다. 

마치 바다 저 아래, 심연에 임해 쥐 죽은 듯 잠잠해진 상태로 보이는 책은 읽고 또 읽었다. 

책으로 아는 일을 최고로 쳤는데, 일하고 먹고사는 일이 최고요 책은 그것을 담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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