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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아 Nov 08. 2017

카카오에서의 2년[1]

대한민국 꿈의 기업 1위 카카오에 입사하다.

카카오에서 일한 지 2년째 되는 달,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사로 첫 도약을 같이하게 되었다.

카카오에서의 2년은 나에게 어떤 곳이었고,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카카오에 입사하기부터 현재까지 나를 돌아보고자 이 글을 쓴다.


그간 내가 다니는 회사의 이름을 언급할 때면,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했다.


우와, 대단해요!
언제부터 개발을 하셨나요?


정확히는 스무 살이다.

나는 스무 살이 되기 전까지 '개발자'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코드 한 줄 짤 줄 몰랐다.

전형적인 '어쩌다 개발자' 유형에 속한다.

하여,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내게, 카카오에 입사한다는 것은 설렘 그 자체였다.


지원부터 입사하기까지의 모든 순간을 절대 잊을 수 없다. 아직도 그렇다.

'지원서를 넣어보자'라고 생각한 건, 4학년 1학기 IR 중간고사 시험을 준비하던 어느 날 늦은 새벽이었다.

머리도 식힐 겸, 페이스북을 켰는데, 당시 카카오로 막 이직하신 지인이 카카오에 대해 써놓은 글을 읽게 되었다. 오픈된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비롯해 회사의 좋은 점들을 읽고 있자니, 그가 꽤나 만족하고 있다고 느껴졌고, '나도 그런 곳에서 일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생각이 들면 바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어, 그 길로 (당시 다음카카오) 인재영입 사이트를 뒤져보았다.

하지만, 죄다 경력자를 구하는 공고만 있을 뿐이었다. 경력 5년 차, 10년 차, OO전문가..

나랑은 거리가 먼 단어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난 고작 이제 막 학부를 졸업할 4학년 조무래기인데..

(신입은 어디로 가라는 말이냐!)

하지만, 포기는 금물!

뒤지고 뒤지다 보니 (나의 전 팀인) 검색팀의 공고를 보게 되었고, 부족한 것은 많았지만 떨어져도 잃을 것은 없었기에 지원을 했다. 일단 해보기로 했다.

준비하는 과정도 꽤나 재미있었다. 이력서나 포트폴리오 쓰면서 나를 더 알게 되었는데, 그간의 일들을 정리해보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극을 받기도, 잘했고 뿌듯했던 일들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얻기도 하지 않는가!




지원서를 후련하게 털어버리고, 시험 준비가 한창일 때 즈음..

P&C(People and Culture의 약자, 인사 업무를 비롯 기업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조직)에서 연락을 받게 되었다. 전화받은 다음날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다.(그때는 무조건 회사 측에서 스케줄링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러지 않아도 된다. 무리할 필요 없이 내가 가능한 스케줄을 말하고 조율해도 된다.)

짧아도 너무 짧았다. 학교 수업이 5시에 끝나서, 집 근처 카페에 가니 7시, 그때부터 카페가 문 닫을 때까지 한다 해도 총 4시간뿐이 없었다. 무려 카카오의 면접인데, 사전 준비를 해둔 것이 없었다.

그들은 나의 어떤 것을 궁금해할까? 어떻게 나를 어필할 수 있을까?.. 전략적 이어져야 했다.

아래는 내가 벼락치기로 면접을 준비하며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고, 또 면접에서 물어보았던 부분을 같이 리스팅 한 것이다.


1. 이력서/포트폴리오에 기재해 둔 프로젝트를 회고

- 나의 역할

- 프로젝트에서 내가 강점을 드러냈던 부분

- 회고할만한 부분

- 특정 기술셋을 선택한 이유

- 시스템, 데이터 모델 구성도

추가로, 지금의 나라면 그 시스템을 어떻게 재구성할 건지, 그림 그려가며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


2. 도메인 지식

배울 것도, try 해봐야 할 것도 너무 많은 기술의 홍수 속에서, 모든 것을 다해본 사람은 없다.

게다가, 나는 신입이고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다. 고로 모르는 건 모른다고 얘기하자. 다만 내가 해본 것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3. 기본적인 CS 지식

- 소팅 알고리즘의 비교(Quick, Merge, Bubble, Heap...)

- 검색 알고리즘의 비교(Linear, Binary...)

- 자료구조에 대한 비교(Array, List, Stack, Queue, Hash, Tree...)


4. 코딩 실력

손 코딩을 많이 준비했다. 실리콘밸리는 물론 국내에서도 손 코딩을 시켜보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본적인 자료구조/알고리즘/Problem solving 문제들은 연습해가자.

IDE나 컴파일러에 의존하지 않고 짜는 코드는 problem solving skill 및 logical thinking을 향상하기에 아주 좋다. 고로, 단 기간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 손 코딩은 평소에 해두어야 한다.

구 모 회사의 면접을 준비하면서, 당시 현업 개발자들을 모아 스터디를 꾸렸고, 매주 문제를 선정하고, 솔루션에 대해 논의하고 서로의 로직을 구성 및 화이트보드에 작성, 피드백을 주는 프로세스로 구성했다.

사이트는 해커랭크(https://www.hackerrank.com/), 책은 코딩인터뷰완전분석(Cracking the coding interview)을 공부했다.


5. 나를 어필

- 질문에 답을 하면서, 나의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모르는 것도 '몰라요'라고만 하는 것보다, 어떤 느낌으로 말하냐에 따라 면접관들에게 나의 이미지는 천지 차이다.

- 내가 가지고 있는 개발에 대한 철학, 가치관을 공유하자.

-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어필하자.

- 나는 협업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다.

- 나는 열정적인 사람이다.


가장 기본적인 건데, 말 뿐이면 안된다.

모든 나의 어필 속에는 그를 뒷받침할 만한 경험과 증거가 필요하다.




두 차례의 면접이 끝나고, 마지막 시험이 남아있던 날 합격 통보 문자를 받았다.

내가 쓸 수 있는 모든 운은 끌어다 쓴 게 아니냐며 우리 부모님은 너무나 기뻐하셨고, 나 또한 기뻤다.

카카오에서의 미래를 생각하니 설렜고, 감사했다.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나는 그렇게 카카오에 입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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