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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아 Jul 05. 2019

아마존(Amazon)의 인터뷰[2]


숨 가쁘게 진행된 100분 간의 코딩 테스트는 다행히도 통과였다.

담당 리쿠르터가 다음 프로세스를 안내해주면서 인터뷰 프로세스가 시작되었다.


3. 폰 스크리닝 인터뷰

제출한 이력서를 기반으로 리쿠르터와 함께 약 30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력서에 쓴 게 진짜인지, 영어로 말은 할 줄 아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인지 보기 위한 것 같았다. 이력서에 기재한 프로젝트들에 대해 설명과 구조를 정리하고 lesson learned 한 것들을 적어두었는데, 폰 스크리닝부터 이후 면접 준비까지 많은 도움이 되었다.


4. 면접 준비를 위한 콜

아마존은 특이하게도 리쿠르터가 면접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전화 약속을 한번 더 잡아서 브리핑을 해준다(리쿠르팅 실적을 잘 쌓기 위해서라는 소리를 지나가며 들었다). 아마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들이 정리되어있는 파일도 보내준다(참고: Amazon’s leadership principles). 내가 할 일은 파일을 출력해서 읽고 또 읽고 정리하고, 내 경험들을 짜임새 있게 얘기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었다.


이와 동시에 오프라인 인터뷰 일정을 잡아주는데, 인터뷰를 보는 날을 포함해서 2박 3일간의 숙소, 교통, 식비를 지원해준다.



오프라인 면접 준비를 어떻게 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코딩 인터뷰를 잘 준비하기 위해서 '원숭이를 구하라!' 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3-4명이 한 팀을 이뤄 번갈아 가면서 인터뷰어/인터뷰이의 역할을 바꿔가며 연습한다. Leetcode 형태의 문제를 주어진 시간 내에 풀어내고, 인터뷰어의 질문에 답을 한다. 시간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mock interview가 끝난 후 각자 피드백을 주고 받고 최적의 솔루션을 풀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차별점이다. 혼자 풀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화이트 보드 앞에 서서 직접 문제를 clarifying하고 communication 하면서 풀어내가나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 목표였다. 면접자들이 많이 실수하는 것은 '문제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혼자 생각한 대로 푸는 것'이다. 이 과정은 연습하지 않으면 잘하기 어렵다. 특히나 질문을 많이 하지 않고 '듣는 것'에 특화된 우리에게는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

프로젝트의 자세한 진행 방식은 여기에 적혀있다.


5. 오프라인 인터뷰

인터뷰를 보는 곳은 서울의 한 호텔이었다. 해당 시간 대의 인터뷰이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고, 가볍게 인터뷰 과정 브리핑을 들은 후 한 방에 한 명씩 배치되었다. 원래 침대가 있어야 할 공간에 화이트보드와 책상, 의자 두 어개, 물이 놓여 있었다.

오프라인 인터뷰는 1시간씩 4번의 세션에 걸쳐 이루어졌다. 4시간의 인터뷰는 피를 말리기에 충분했다. 인터뷰 동안 내가 마신 물만 해도 5병은 된 것 같으니 말이다. 아마존은 Leadership Principles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때문에 모든 세션에 반드시 이와 관련한 문제가 나오며, leadership principles에 맞는 나의 경험/이야기보따리를 같이 묶어 풀어내야 했다(예상되는 질문이 대해 스토리를 구성하고 영어로 계속 말하는 연습을 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후에는 화이트보드 코딩 문제 2개(원하면 노트북도 사용 가능하지만 나는 화이트 보드에 풀어나가는 것을 더 선호한다. 그림도 그려가며 바로 코드를 적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객체 지향 설계 문제 1개, 시스템 디자인 문제 1개를 풀고 났더니 모든 면접 프로세스가 끝났다고 하며 면접관이 엘리베이터까지 에스코트를 해줬다.




면접을 보는 도중 배가 아프다고 하고 그만둘까 라는 생각도 두세 번쯤 한 것 같다. 결과가 어떨지 짐작이 안 갔다. 기대를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아예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잘한 것도, 부족했던 것도 확실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인터뷰가 끝난 이후로 매일 아침 일어나서 한 것은 새로운 이메일이 왔는지 sync 버튼을 몇 번 눌러보는 것이었다.. 이런 일을 6일쯤 반복했을까, 갑자기 메일함에 파란 불이 떴다.


"Amazon Offer! Next steps!”라는 제목으로 리쿠르터에게서 온 메일이었다.

꿈을 꾸는 거라고 생각했다. 일어나자마자 안방에 달려가 엄마 아빠를 깨워 메일을 보여주었다. 아빠에게서 '와! 나는 은퇴하고 캐나다 가서 뭐하지!?'라고 하니 현실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 순간부터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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