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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아 Oct 04. 2024

나의 언어 온도는 몇 도쯤 될까

나의 말과 글, 누군가에겐 지지 않는 꽃이 될 수 있기를


책 <보편의 언어>를 읽고 이기주님의 팬이 되었습니다.

작가님의 데뷔작인가요. 대표작 <언어의 온도>도  이어 읽고 있습니다.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는 타이틀처럼

우리가 내뱉는 말과 쓰는 문장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조금 늦게 아침을 먹은 주말 점심은 간단히 김밥을 먹자 생각하고

오랜만에 아이들과 동네 김밥집에 들렀습니다.


워낙 오래된 집이고 단골손님도 많아 북적북적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보통의 깁밥집처럼 반찬, 국물 등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식당입니다.


조용히 앉아 김밥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옆 테이블에서 분주한 손길이 보였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딸과 손자로 보이는 네 식구의 손님이 다 먹고 난 테이블을

빠르게 분업해 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그릇을 주방으로 가져다주었고, 할아버지와 손자는 수저통과 물컵을 정리하고,

딸은 테이블에 흘린 음식을 티슈로 닦고 있었습니다.


일하시는 아주머니들이 연신 자신들이 하면 된다고 괜찮다며 이야기해도

네 식구의 손님은 본인들이 먹은 거니 오히려 괜찮다며 온 식구가 함께 정리해 주는 모습에

참 좋으신 분들이구나 생각했습니다.


한데, 할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다시 한번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온기가 있는 언어란 이런 것이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손님이 많은데도 음식을 너무 맛있게 해주셔서, 정말 맛있게 먹어서 그러는 거예요.

어쩜 이렇게 음식을 맛있게 하시나요. 저희도 이렇게 해드려야 마음이 편해요"


어쩜 같은 말도 이렇게 곱게 이야기하실까.

이 말을 들은 상대는 얼마나 따뜻한 온기가 마음에 퍼졌을까.


나의 언어 온도는 몇 도쯤 될까 생각해 봅니다.


무심코 내뱉는 차가운 언어로 누군가의 마음도 얼려버렸던 건 아닌지,

바람같이 서늘한 말이 누군가의 가슴에 매섭게 상처를 냈던 건 아니었는지,

볼멘소리로 상대방의 마음에 차가운 서리가 내리게 하진 않았었는지,

과하게 뜨거운 언어로 누군가에게 화상을 입히진 않았는지,


항상 같은 온도일 순 없겠지만, 적당히 온도 범위의 언어로 

때론 따뜻함을, 때론 포근함을, 때론 평온함을, 때론 시원함을, 때론 청량함을 주며

상대에게 편안함을 건넬 수 언어의 온도를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말과 글은

머리에만 남겨지는 게 아닙니다.

가슴에도 새겨집니다.


마음 깊숙이 꽂힌 언어는

지지 않는 꽃입니다.


우린 그 꽃을 바라보며

안을 얻기도 합니다.


- 언어의 온도, 이기주



나의 말과 글, 누군가에겐 지지 않는 꽃이 될 수 있기에

그 꽃으로 위로와 위안을 받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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