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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보는 암자, 선녀가 머문 산,
만나보실래요?

간월암, 팔봉산 #서산 일주일살기

by 별나라

여덟 개의 봉우리가 빚어낸 절경, 팔봉산 기행

간월암은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에 위치한 작은 암자로, 서해의 아름다운 낙조로 유명한 곳

서산으로, 빛나는 봄날, 짧은 여행을 떠났다.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이 서해바다 앞에 무한대로 쏟아지고 있다.

와~~바다다! 라고 말하기에는 바다가 너무 멀리 나가 있다.

하지만 그 덕에 걸어서 간월암에 갈 수 있다는 거!!


한국의 몽생미쉘, 간월암


간월암 주차장은 정말 위치가 좋아 차를 세우고 나면 바로 바다를 건널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코 끝을 스치는 갯내음이 너무 좋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시간을 못맞춰 간월암을 건너지 못하게 될까봐 걱정했는데,

막상 와보니 바다 위에 떠 있는 간월암이 더 멋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이미 바다는 저멀리 달아나 있지만 그래도 모세의 기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마치 순례를 떠나는 마음으로 바다를 건넜다. ㅎㅎ 그리고 채 오분도 채 걸리지 않고 한국의 몽생미쉘, 간월암에 도착했다..


한국의 몽생미쉘, 간월암


간월암의 하루 두번 뭍이 되고 섬이되는 특별한 지형은 프랑스의 몽생미쉘과도 닮아있다.

몽생미쉘이 지극히 프랑스적이라면, 간월암은 지극히, 지극히, 한국적이다.

간월암은 과거 피안도, 연화대, 원통대 등으로 불리우기도 했다고 한다.

고려 말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하던 중 달을 보고 홀연히 도를 깨우쳤다하여 암자이름을 간월암이라 하고, 섬 이름도 간월도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조선의 억불 정책으로 간월암이 폐사 되었던 것을 1941년 만공선사가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렀다는 설명이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은 이미 지났지만 아직도 색색의 아름다운 연든이 바다를 배경으로 나부끼고 있다.

산 속에 있는 사찰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풍경이다.

생각보다 사찰이 바다와도 참 잘 어울린다는 것!

사진을 찍고 보니 어디선가 염불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온다.

간월암의 중심본당인 원통전

간월암의 중심본당은 원통전이다.

관세음보살을 모신 이 작은 법당에서는 600여 년간 수많은 이들의 간절한 기도가 이어져 왔다고 한다.

작지만 단아하고 바다를 마주보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 앞에는 무학대사가 꽂은 지팡이에서 자랐다는 전설의 나무가 있었다.

무학대사가 지팡이를 꽂아 놓고 "이 나뭇가지가 다시 살아나면 불교가 다시 흥왕하리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그 지팡이에서 싹이 나무 지금은 이렇게 울창한 나무가 되었다는 것.

무학대사의 지팡이

간월암에는 이외에는 관음전, 산신각, 스님들이 기거하시는 요사채, 종루 등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었다. 모두다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어 늘 보던 익숙한 모습이지만 배경이 달라지니 또 새로운 풍경이다. 시원한 솔잎 향기 대신 짭짤한 바다 내음 맡으며 사찰을 둘러보는 느낌이 정말 특별하다. 바다에 면해 있는 사찰은 가 보았지만 또 이렇게 바다에 완전히 둘러싸인 섬이자 사찰이라니......봐도 봐도 나에겐 신기했다.

산신각과 종루
종루, 산신각 등

간월암의 산신각은 산신을 모시는 전각으로, 지역 주민들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장소라고 한다. 간월암의 주요 건물 중 하나로, 현재 신도들의 기도와 참배 장소로 사용딘다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문이 쨍한 민트색으로 눈에 띈다. 다른 사찰은 저 색이 아니었던걸까 싶다.

모란과 종무소

이곳은 특히 사람들이 기도를 많이 드린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소망, 염원을 담아 절을 하고 기도를 하는 모습이다. 이 역시 바다 배경이라 풍경이 기가막히다는 것. 주변으로 모란꽃이 피어 분위기 한층 업!

종무소 앞으로는 잠시 지친 다리를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마치 포도나무처럼 낮게 나무가 뻗어 있어서 아늑한 느낌이 난다.

또한 나무와 기와의 색감이 기묘하게 어우러져 수채화같은 그림을 만들어 낸다.


수채화 같은 풍경

특히 간월암은 밀물과 썰물 때 섬과 육지로 변화되는 보기 드문 자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특히 주변의 섬들과 어우러진 낙조와 함께 바다 위로 달이 떠올랐을 때의 경관이 빼어나다고 한다.

낙조와 더불어 달을 보면 더 좋겠지만...내가 갔을 때는 해가 머리 위에 있는 한 낮이라 눈부시고 건강한 간월암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달을 보는 암자'라는 뜻을 가진 간월암은 낙조 때 와서 달이 뜨는 것까지 보고 간다면 더 완벽한 여행이 될 거 같았다. 비록 낙조와 달이 뜨는 것은 보지 못했지만 간월암 자체 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선녀가 머문 산, 여덟 개의 봉우리가 빚어낸 절경, 팔봉산에 올라보자


서산은 바다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산도 멋진 산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팔봉산이 눈에 들어왔다.

팔봉산을 가려고 보니 그 주변이 온통 감자밭, 마늘밭이었다. 팔봉산 감자가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그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하얗게 감자꽃이 피어서 너무 이뻤다. 나중에 팔봉산 감자를 꼭 사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 사서 집에와서 먹어보니 정말 맛있다! 감자가 찰기가 있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내가 감자꽃이 핀 모습을 봐서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걸 수도.....


팔봉산의 산세는 정말이지 멋지다. 간월암이 수채화같다면, 팔봉산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했다. 해발 362미터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여덟 개의 기암괴석 봉우리들이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오른 모습은 압도적이었다.


팔봉산에 오른 날은 날씨가 좋지 않았다. 하늘이 마치 비가 올듯 잔뜩 흐린데 바람이 심하게 부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하루종일 강풍예보가 있던 날인데 가야할까 말아야할까를 고민하다 일단 올라가 보기로 했다.

날씨가 안좋아서 그런지 산에 사람이 없었다.

그래도 산길은 너무 상쾌하고 좋았는데 이제 초록색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이 그 자체로 눈부셨다.


팔봉산의 이름은 말 그대로 여덟 개의 봉우리에서 유래되었다. 조선시대 문헌에는 '팔각산'이라고도 기록되어 있으며, 예로부터 서산 지역의 진산으로 여겨져 왔다고한다. 특히 서산 팔봉산은 백제 때부터 신령스러운 산으로 숭배받았다고 전해지며, 산 곳곳에는 선조들의 기도터와 전설이 스며있다. 아마도 바위가 많아서이지 않을까 추축해 본다.


참, 거분이 모양의 약수터가 있었는데 식수로도 적합하지 않다는 표지판이 있었다.

약수터 물 마시면 안됩니다~~~!

오르면서 하산하시는 등산객 한분을 만났는데 비도 올것같고 바람도 많이 분다며.....걱정을 하시는 눈치셨다. 더 올라야하나....갈등이 잠시 생겼으나 1봉이라도 가보자라는 마음으로 고고~^^

등산길은 처음에는 넓직하고 산책하기 좋은 길이었으나 이내 돌계단이 나온다. 돌계단을 조금 오르면 이조차 호강이었던 듯 너덜길이 등장한다. 바위 사이사이를 잘 디뎌서 가야 한다. 잘못하면 발을 삘 수도 있는 듯.

하지만 이 모든 길이 정말 금방이라는 것. 조금만 가면 1봉과 2봉을 가는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만날 수있다. 가만히 보니 1봉을 다녀오고 다시 이 표지판으로 돌아와서 2봉 쪽으로 가야한다.

이곳에서 1봉은 나무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으나 정말이지 진짜 금방이다.


1봉 표지판에서 실제 1봉은 진짜 금방이긴 한데...조금 걸으니 엄청난 사이즈의 바위 덩어리들이 딱 버티고 있는 모습을 만나게 된다. 이 길을 진짜 올라갈 수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방을 둘러봐도 만만하게 잡을 곳도 없고 쉽게 올라갈 만한 곳도 없다.

오로지 내 힘에 의지하여 네 손으로 바위를 부여잡고 올라가는데..... 이렇게 올라가긴 하겠는데 내려올떄는 어떨까 싶다.

근데 진짜 요곳만 딱 올라가면 1봉이 눈 앞에 나타난다.

아니 벌써 1봉?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급하게 나타나 주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1봉은 감투봉 또는 노적봉으로 불리운다고 하는데....엄청난 암릉이 진짜 압권이다.

팔봉산 1봉

팔봉산 1봉의 모습이다. 오백 미터도 안되는 산이 이렇게 거대한 암성 봉우리를 품고 있다니 정말 놀랍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낮은 산인데도 살짝 과장한다면 암벽 등반하는 기분이 난다. ㅎㅎ

1봉 옆 공간으로 가면 서산의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절경이다, 정말!

아쉬운 점은 날씨가 흐르고 정상에 있으니 바람이 더더 심하게 분다는 것.



이번에는 2봉 쪽을 보기 위해 조심스레 방향을 바꾼다.

팔봉산이 멋진 건 바로 이 암릉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2봉 쪽에도 암릉이 많다. 그리고 어떻게 올라갈까 싶을 정도로 가팔라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완전 경사가 급한 철제 사다리가 보였다.

2봉은 우럭봉 또는 거북이봉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용왕이 보낸 우럭이 팔봉산의 경치에 반해 돌아가지 않고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얼머나 아름다우면 우럭이 바다로 돌아가지 않았을까...싶다.

이 우럭바위 전설이 이상하게 기억에 남아 나중에 동부전통시장을 갔을때 나도 모르게 반건조 우럭을 사게 만들었다. ㅎㅎ


팔봉산 등반하는 법

팔봉산 등반은 양길주차장에서 시작해서 1봉 부터 8봉까지 진행하면 되고 8봉에서 서태사를 거쳐 어송주차장으로 내려올 수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양길주차장에서 시작해서 1봉에서 시작해 2,3,4봉을 거친후 호랑이 굴쪽으로 이동 하여 양길 주차장으로 원점 회귀할 수 있다.

팔봉산이 낮은건 맞는데 진짜 암릉이 엄청나서 거의 90도 사다리로 올라야 한다는 것.

하지만 가는 길이 멀어보이지는 않았다. 바람이 이리 부는데 더 가야할까 잠시 고민을 했는데, 하늘이 나의 고민을 해결해 주려는 듯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가 오면 바위가 더 미끄러울텐데 일단 빨리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좀 전에 올라온 엄청난 바위를 다시 내려가야 하는데 아까 올라왔던 길과는 다른 쪽을 보니 만만하게 보이는 나뭇가지가 마치 자기를 잡고 내려가라는 듯 뻗어 있었다. 아 다행~~ㅎㅎ


팔봉산의 정상은 3봉이라고 한다. 삼면이 석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가로림만 일대가 한눈에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고 하는데...오늘은 운이 안되나 보다. 다음을 기약하며 비가 쏟아지기 전에 산을 후다닥 내려왔다.

다 내려오니 빗방울이 멈추네? 하지만 바람이 역시 심하게 부니 오늘은 여기까지~~~


팔봉산은 한마디로 가성비 좋은 산이다. 별로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멋진 암릉과 함께 산행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암릉은 설악산이나 수락산 등 가야하는 줄 알았는데 이 정도 산행으로 엄청난 풍광을 즐길 수 있으니 가성비가 정말 좋은 산 맞는거 같다.


서산여행 중 가장 인상에 남았던 간월암과 팔봉산~~~!

일부러 시간내셔서 가봐야만 하는 곳.

나중에 다시 시간을 내서 팔봉산을 완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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