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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라니아리니 Dec 17. 2023

12월 17일의 기록



가을 정도부터 빚이 생겼다. 

자세히 설명할 순 없다. 다만 내가 나만 생각하지않고 다른 것들을 생각했더라면 대비할 수 있었던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나만 생각하였다. 다만 나를 생각하기 위해 이곳으로 떠나왔으므로.


잘못을 후회하는 시간은 빨리 흘러간다. 더 심각해지기 전에 제로로 돌릴 수 있는 노력을 해야했다. 내 노력은 아주 작은 모래알 같아서 작은 바람에도 스쳐지나가는 물 한방울에도 무겁게 늘어졌지만, 오늘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또 달려가려 한다.


오랜만에 아주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구구 크러스터 통으로 된 아이스크림. 몇달 전부터 이게 계속 먹고 싶었는데, 커피는 일을 하기 위한 도구니 가끔씩 사먹으면서도 아이스크림은 사치품이라는 생각에 쉽사리 사먹지 못했다. 


오늘 비로소 한통을 다 퍼먹고 나니 속이 후련해졌다. 다시 해내가면 된다. 현재의 나는 초라하고 또 부끄럽지만 나를 당당하게 만들 수 있는 것 또한 나니까.

다시 해나가보자. 내가 믿는 이야기를 내가 믿는 방식으로 만들어가는 거다. 다듬고 또 다듬고 다른 사람이 들어도 재밌고 흥미로울 수 있도록 웃고 울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책장을 덮을 수 있도록.

포기하지 말자. 힘들다. 힘들다고 해서 포기한다면 나는 서있을 수 조차 없으니까.


나를 위해, 아직 살고 싶은 나를 위해 아이스크림 한통을 기쁘게 비우고 또 나아가자.

내일은 한시간이 넘는 거리를 또 출근해야한다. 그 거리를 버티게 해줄 책을 선택하자. 요즘엔 모니터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 눈이 자주 아프다. 출퇴근길에는 오디오북을 듣도록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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