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한 며느리의 탄생 5
그 무렵,
나는 다른 것들도 만들고 있었다.
나무상자였다.
나는 네모난 나무 상자를 계속 만들었다.
목공소를 오가며 나무를 재단했다.
발에 밟히던 톱밥과 나무 냄새가 좋았다.
크고 작은 상자를 반복해서 만들었다.
그 상자들은 정확히 맞지 않아도 괜찮았다.
네모난 모양이면 됐다.
나는 그 상자들을 뚫기도 하고
색을 입히기도 했다.
그것들은 원가족이 되었다가,
시댁이 되었다가,
또 다른 집이 되었다.
규율이 되고,
틀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천으로 돌아왔다.
꽃무늬가 하나도 없는,
반쯤 투명한 갑사 천이었다.
나는 천을 길게 풀어
재봉틀로 실을 박았다.
댕기 같던 천은
옷고름 같았고
다시 이 미터, 삼 미터로 길어졌다.
천 위에 죽죽,
아주 시원하게 박음질을 했다.
드르륵거리는 재봉틀 소리가
이번에는
내 마음을 뚫어주는 것 같았다.
정확히 재고
자르지 않아도 충분했다.
자르고 찢고 붙이며
천은
색이 되었고,
사람이 되었고,
마음이 되었다.
한 겹 두 겹
겹쳐도 제 빛을 잃지 않았다.
그 천은
꾸미지 않아도 괜찮았다
.
나는 그 천으로,
나를 통과하던 것들을 잠시 붙잡아 두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재봉틀은 결국 다시 현실로 돌아와
쓸모 있는 무엇을 만들어야 했다.
내게는 늘 어려운 세계였다.
아무리 맞추려 해도 끝은 늘 어긋났고
어딘가는 항상 엉성했다.
그럼에도 나는 만들었다.
반듯해지지 않는 내가 못마땅했다.
그들을 알기 전에 나는
한 사람이었다.
그들을 알고 난 뒤
나는
두 사람이 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