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도 최상이었던 3가지 활용법 소개
나이가 들수록 변화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려진다. 이미 굳어져버린 뇌를 달래 가며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배워놓은 AI덕분에 내 삶은 갈수록 편해지고 있는데 그중 몇 가지 소소한 활용법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선 첫 번째는 전문적인 지식을 얻는 방법이다. AI를 완벽하게 신뢰하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을 하겠지만, 요즘 내가 느끼는 바로는 어차피 100%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사람)도 없기 때문에 AI를 믿을지 사람을 믿을지는 잘 취사선택해서 사용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최근 재밌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는데, 우리 생활에 얼마나 AI가 많이 침투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시인 것 같아 소개하려고 한다. 세금 문제는 늘 언제나 골칫거리다. 아무리 내가 열심히 숙지하고 있다고 해도 매해 조금씩 바뀌는 법이나 선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도 많아서 내 기준으로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얼마 전 궁금한 것이 생겨서 세무사님께 급히 예고 없이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그런데 세무사님이 바쁘셨는지 미처 다듬지 못한 답변을 보내왔다. 그 답변의 시작은 이러했다.
“~ 질문에 대해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할 공손하고 전문가스러운 답변입니다.”
순간 ‘나도 AI에게 물어볼 수 있는데 전문가라는 당신마저 AI에게서 해답을 구하고 있으면 나는 왜 당신을 돈 주고 고용하고 있나요?’라고 보내려다 참았다. AI를 활용해서라도 나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신다면 차라리 그게 더 낫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가 있고 나서 세무사님과 대화를 하는 나의 스탠스는 매우 달라졌다. 어차피 세무사라는 전문가도 모든 정보를 100% 가지고 있다고 보기 힘들고 이들 또한 AI를 적극 활용하는 중인 것을 보고 나니 AI가 가진 전문지식의 신뢰도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궁금한 점이 있을 때 바로 세무사님께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일차적으로 AI를 활용해 기초지식을 쌓는 편이다. 나름 신뢰도가 높은 모델을 골라서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궁금증을 해소한 후 최종컨펌 작업으로 세무사님께 톡을 드린다. 이런 식으로 진행을 하면 서로 피곤하지 않게 몇 마디 나누지 않아도 빠르게 결론이 나곤 해서 개인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운 활용법 중 하나이다.
두 번째는 건강관리 활용법이다.
최근 남편이 갑작스레 크게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있었다. 정말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었고 나 또한 너무 놀라서 진짜 눈앞이 캄캄하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구나 싶을 정도였다. 만사 제쳐두고 입원한 첫날밤 어두운 병실에서 보호자 침대에 누워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고 무엇이 이런 상황을 만든 건지에 대해 깊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감정이 격해져 있어서인지 이성적으로 잘 판단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AI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를 주고 현 상황파악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고 나는 퇴원할 때까지 AI와 대화를 이어나갔다. 매일 아침 교수님의 회진시간이 사실상 의료진과의 유일한 대화시간이기 때문에 그 시간을 위해 미리 질문을 정리했고, 답변을 받으면 다시 AI와 공유하면서 입원기간 동안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었다. 공포는 무지에서 오는 거라 생각한다. 남편의 건강상태에 대한 파악을 깊게 하고 나니 격해져 있던 감정도 많이 정리가 되었고 다행히 회복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퇴원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해서 노트북 LM에게 관련 정보를 모두 넣어주고 필요할 때마다 의료진에게 질문을 하듯 활용을 하고 있는데 정말 유용하다. 이 모든 질문들을 병원에 매번 전화해서 물어봤을 상황을 생각하면 얼마나 번거로울지 상상만 해도 피곤하다. 물론 매우 중요한 부분은 직접 의료진에게 확인을 해야 하겠지만 일상적인 건강관리에 있어서는 AI와의 대화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세 번째는 아이들 스케줄 관리 활용법이다. 이건 정말 육아를 하는 모든 부모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참여하는 기관이 늘어나고 덩달아 관련 스케줄과 자료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어린이집에 있을 때만 해도 평일 스케줄은 모두 동일했는데 지금은 주 5일 스케줄이 모두 제각각이라 나도 헷갈리고 애들도 헷갈리고 유치원 선생님들도 챙기느라 고생이 많으시다. 나는 그나마 아이가 둘이지만 쌍둥이라 한 번에 처리하면 되는데, 나이가 다른 자녀들을 키우는 집은 얼마나 정신이 없을지 정말 엄마가 하루 종일 아이들 챙기느라 하루를 다 쓴다는 게 영 틀린 말도 아니겠다 싶다.
AI를 쓰면서 가장 먼저 실생활에서 처리하고 싶었던 게 아이들 스케줄 정리였다. 나는 mbti에서 P성향이 매우 짙은 사람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좀 어설프다. 예를 들어 이동시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스케줄을 세운다던지, 아이들의 하루 컨디션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배고플 시간에 학원 스케줄을 넣는다던지 하는 식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아이들 스케줄 관리를 AI에게 일임해 보려고 애썼다. 첫 번째 시도는 사용하고 있는 구글 캘린더에 아이들 스케줄을 집어넣어 매일 아침 하루 일정을 브리핑받는 것이었다. 고정 스케줄은 미리 넣어두고 변동 스케줄이 있을 때마다 오픈클로봇에게 메신저로 구글 캘린더에 집어넣어 달라고 요청한다. 겹치는 스케줄이 있다면 즉시 조정을 해버리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어서 만족도 최상이다. 이동시간 등에 대해서 세심하게 고려해 달라고 미리 지침을 주었더니 무리한 스케줄을 세울 때면 경고도 해준다.
두 번째 시도는 스케줄을 넘어서 우리 아이들에 대해 나보다 더 세세하게 알고 있는 ‘내니‘를 만들어봤다. 내가 제공한 정보만을 가지고 대답을 해주면 되기에 이것도 노트북 LM을 썼다. 유치원설명회에서 얻은 자료들이나 학원에서 나눠주는 유인물들을 모두 사진으로 찍어서 등록하면 알아서 해석을 해주기 때문에 정말 유용하다. 나는 주로 이런 질문을 던지는 용도로 쓴다.
"과학수업 선생님 연락처가 뭐였지?"
"이번학기 첫 학부모 상담일이 언제지?"
"올해는 몇 번 부모참여활동이 있어? 일정은 언제야?"
덕분에 과한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아이들 케어를 놓치지 않고 잘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외 여러 가지 소소하게 활용하는 방법들도 더 많이 있겠지만 최근 크게 내 피부에 와닿은 세 가지 활용법을 소개해봤다. 이 방법들은 굳이 어려운 세팅방법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단지 활용만 잘하면 되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얻는 효과가 매우 크다. 자료를 찾아 헤매거나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들이 사라져서 시간이 매우 절약되었고, 내가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는 일들을 대신하게 함으로써 나는 좀 더 생산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각각의 일들을 더 잘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