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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스 Jul 08. 2024

내 속에 솟아 나오는 것

<데미안>을 읽고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싱클레어의 유년 시절은 프란츠 크로머를 만나면서 굴곡이 생긴다. 굴곡이라 함은 싱클레어 내면에서 마주하는 다분한 자아들이다. 프란츠 크로머는 두려움으로 가득 찬 싱클레어를 지배했고 그는 결코 벗어날 수 없었다.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만남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리라. 데미안은 싱클레어 곁에 머무르며 그에게 짙은 두려움을 걷어준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와 같은 학생이었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혜안으로 싱클레어에게 많은 사유를 건네준다. 


  세상은 남자와 여자가 섞여 있고, 희열과 오싹함이 섞여 있다. 지고와 추악함이 덮여 있고 낙엽은 죽었지만 나무는 죽지 않았다. 싱클레어의 사랑도 그러했고 압락사스도 그러하다.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세상은 우리의 자아에도 존재한다. 전쟁과 평화, 선과 악, 두 세계는 불변하지 않으리라. 새로운 생명의 태어남과 동시에 뜨거웠던 태반은 식어가고 생명이 다한 육신은 토양의 양분으로 거듭난다. 


 내가 허용한 세계에서 나와서 고개를 돌려보라. 내가 이끌리는 곳으로 가보는 것이다. 사랑을 기다리는 에바부인처럼 나를 기다리는 곳이 존재할 것이다. 이것은 운명이 아니라 신성한 도취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는 것, 그것을 살아보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의 모습 속에 바로 우리들 자신 속에 들어앉아 있는 그 무엇인가를 보고 미워하는 것이지. 우리들 자신 속에 있지 않은 것, 그건 우리를 자극하지 않아."

_p152.




진짜 데미안은 저런 모습이었다. ... 그의 주위를 둘러싼 이 고요한 공허, 이 정기와 별들의 공간, 이 고독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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