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가던 치과가 문을 닫았다

by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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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던 치과가 문을 닫았다.

나는 태생적으로 치아가 약하고 개수도 적어서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조금만 방치하면 염증이 올라온다.

그런 나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생활 습관부터 꼼꼼히 관리해 주던 치과였다.

네 달에 한 번씩은 들려서 관리를 받았고

칫솔질부터 가글, 치간 칫솔, 치실, 마우스 피스까지 일상에서 건강한 구강 습관을 만들게 해 준 곳이었다.

구석에 있는 치과였고 꼼꼼하고 소박한 말투의 선생님들이 계신 곳이었는데

아무래도 바로 근처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도로변의 유명한 치과가 있었다.


치과가 하나 사라지는 것일 뿐이지만 마음이 아쉽다.

무슨 이유로 문을 닫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동안 나를 포함하여 여러 사람의 구강 위생을 여러모로 돕고 책임져주었을 거다.


일상은 정말 작은 노력들이 쌓여 만들어진다.

아침에 하는 스트레칭, 챙겨 먹는 영양제들, 과일과 야채, 물과 차 마시기, 매일 하는 운동, 저녁에 쓰는 일기, 청소와 정리, 분리수거, 필요 없는 물건 모아 중고로 팔기, 독서와 필사, 기도와 의식적 호흡, 족욕과 반신욕, 두피와 피부 관리, 마사지, 주기적으로 받는 병원 검진,


나는 다시 좋은 치과를 찾아봐야 한다.

억누르고 참다못해 찾아갔을 때 썩어버린 치아를 뽑아낼 곳이 아닌

일상의 작은 시간을 세심하고 중요하게 들여다보고 다뤄줄 곳 말이다.

동시에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느낀다.

어쩔 수 없을 때 필요한 웃음을 지어주는 사람이 아닌

스쳐 지나갈 때라도 최선의 섬김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 말이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