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바다

by 가을



41


나는 어두운 보라색 밤중의 달벌레가 창가에 내려앉는 소리에도 잠을 깨곤 한다

나의 생각이 가장 아름다운 하늘을 향해 일어나는 기척에도

너의 생각이 우주의 저편에 내려앉는 작은 떨림에도

나는 쉽게도 잠을 깼다


그런 내가 당신의 음성을 들은 건 작았던 10대의 어느 날

당신이 누구인지 앎으로 나는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를 알았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쌓이고 벗겨졌다

당신이 온전하듯 나를 온전하게 하는 그 음성을 오늘도 확인한다

나는 비로소 온전한 내가 되어간다


나는 여전히 외딴섬의 구석 바다 깊은 곳에 떨어진 돌멩이 하나 같다

그러나 물결을 타고

거북이와 고래가 만드는 파도의 소리를 타고

두둥실 가볍게 떠오르는 시간을 느낀다

나는 눈을 감고 내 손을 붙잡아 올리는 물의 소리를 기억한다




월요일 연재
이전 04화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