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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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경계를 모르고 앞질러간 푸른 바다의 물결이
묻어두던 마음의 한 곳이곤 했다
아무 미래도 아무 현재도
손에 잡히지 않아
나 대신 흘러가 찬 바람을 몰고 오던
이제는 발바닥을 까끌거리게 하던 모래도
한 뼘 옆에 벗어두고
손가락으로 꾹 누르면 동그란 입을 벌리는 흙과
햇빛을 향해 배고픈 기지개를 켜는 풀잎과
태어난 날이 언젠지 가늠해 보는 나무가
꼭 내 마음에 한 두 곳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