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묻곤 한다. 그중에 어디가 제일 좋았어요? 라고.
나의 대답은 늘 하나였다.
"우유니 2박 3일 투어"
우유니 뒤에 꼭 2박 3일이라는 말을 붙였다. 1박 2일도 아니고 2박 3일이라고. 바쁜 남미여행 중에 3일씩이나 투자한 투어가 뭔지 궁금한 사람들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우유니 2박 3일 투어요? 그게 뭔데요?"
"아 이건 볼비비아의 우유니에서 칠레의 아타카마 까지 가는 로드투언데...가는 길 경치가 너무 환상적이고..."
"2박 3일이면 잠은 어디서 자는데요? 엄청 힘들것 같은데.."
"돈은 얼마드는데요? 비용도 만만찮을 것 같네요..."
투어를 칭송하며 추천하는 내게 돌아오는 대답은 늘 비슷했다. 시간도 없고 돈도 없고 힘들 것 같아서.
이런 저런 이유들로 나자신도 이 투어를 포기할까 생각했으니 실제로 이 투어를 가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기도 헀다.
"언제 다시 남미에 올지 모르는데 한번 해봐요 까짓거"
왔다갔다 하는 내 마음을 알았는지 우유니 스타라이트 투어를 같이한 M과 J가 호기롭게 말했다. 여행사에 돈을 입금하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우유니 마을에 있는 투어사들은 진심 투어를 위해 존재하는 곳이었다. 투어를 함께할 팀원들이 모이고 마침내 떠나는 날이 돌아왔다.
오전 9시.
한국인 5명과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L ,가이드 M을 실은 지프 트럭이 드디어 출발했다. 길은 그야 말로 오프로드였다. 끝없이 펼쳐진 광활하고 건조한 풍경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 황홀했다. 좁은 지프차에 끼어 앉아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수고로움은 대자연의 풍경 앞에서 눈 녹듯 사라져갔다. 볼리비아인 가이드 L은 더듬거리는 영어로 우리에게 이것저것 설명해주었다. 고마움에 내민 초콜릿 하나에도 송구스러워하던 L의 순박한 웃음은 우리의 여행을 빛나게 했다. 해발 3000m이상의 드넓은 광야와 눈부시게 푸른 하늘, 만화처럼 떠있던 흰 구름은 일상에 찌들었던 가슴에 시원한 바람 구멍을 내주었다.
꿈같은 풍경 뒤로 고난도 없지 않았다. 첫째날 숙소는 산후안 마을의 소금호텔이었는데 소금으로 만든 침대 위에 놓여진 차가운 이불이 전부였다. 잠자리는 그나마 양반이었다. 사막 한 가운데 지어진 집이라 전기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공동화장실 겸 욕실에 불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고양이 세수를 해야 했다.
도무지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은 사막의 밤이었다. 숙소에는 우리 팀 외에도 1개의 팀이 더 머물고 있었는데 그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모두 응접실로 나가 술잔을 기울였다. 고요한 사막의 밤. 우연히 함께 투어를 하게 된 인연들과의 소소한 이야기는 밤새 이어졌다.
끝없는 사막을 달리다 보면 사막 사이에 있는 라구나(호수)들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홍학들이 하얀 설산을 배경으로 먹이를 먹는 모습은 백일몽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까파냐 호수,에디온다 호수,온다 호수와 사막들을 거쳐 뷹은 호수 Laguna Colola 를 마지막으로 둘째날의 일정을 마쳤다.마지막 날 새벽에는 온천체험이 있어 일행들은 가벼운 흥분을 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지에 있는 온천이라니! 천국이 바로 여기구나 싶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삼아 온천의 더운 열기가 마음 마저 뜨겁게 한 즐거운 경험이었다. 온천체험을 마지막으로 볼리비아와 칠레의 국경을 넘는 길에 올라섰다. 볼리비아에서 칠레로 넘어가자 볼리비아와는 다른 풍경이 눈 앞에 나타났다. 볼리비아의 사막이 거친 자연그대로의 날것이었다면 칠레의 대지는 관리된 것 같은 단정함이 있었다. 아타카마에 도착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2박 3일이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만약 여러가지 이유로 이 투어를 포기했다면 내 생애 최고의 경험을 놓칠 뻔 하지 않았는가. 고마워! 함께 하자고 종용해준 M과 J! 가슴에 남을 추억을 만들워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