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uld you like to dance tango?

by 박희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가면 새똥테러를 조심하세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간다고 하면 만나는 사람들 마다 하는 첫마디였다. 권총테러도 아니고 새똥 테러라니. 의아한 마음에 검색을 해보니 새똥 테러를 당한 사람들의 경험담이 리얼하게 올라와 있었다.


이 테러는 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갓 도착한 어리버리한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숙소나 길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슬며시 새똥을 부으며 짐을 벗게 유도한 후 소매치기 하며 달아나버리는 수법으로....


그러니까 말 그대로 새가 테러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새똥을 이용해 소매치기 범들이 소매치기를 할 때 쓰는 수법이라는 것이다. 어쨌거나 소매치기를 당하는 것도 억울한데 새똥까지 뒤집어 써야하다니. 공항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 버스 정류장에 내릴 때부터 초긴장 상태가 시작되었다. 그래도 다행인건 엘 칼라파데에서부터 비행기를 같이 타고 온 동행이 있어 서로 경계를 서줄 수 있다는 거었다. 마치 첩보작전 마냥 버스 정류장에서 부터 숙소까지 무거운 짐 들고 긴장 상태로 왔더니 숙소에 도착하자 마자 주저앉고 말았다. 숙소에서 만난 이들의 생생한 부에노로스아이레스 체험담을 들으니 과연 숙소 밖으로 나갈 수나 있을지 걱정스럽기까지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람들 가지 말라는 곳엔 가지 말고 너무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지만 않으면 부에노스아이레스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 단 한가지 예외가 있다. 보통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탱고공연은 매우 늦은 시간에 하기 때문에 공연이 끝나면 거의 12시에서 새벽 1시사이가 된다. 시간 때문에 탱고 공연을 놓칠 수는 없으니 반드시 동행을 구해 그것도 떼로 구해 함께 갈 것을 권한다.



# 인생이 녹아 있는 일요시장 산텔모와 라 보카(Boca)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온 이틀 후 마침 일요일이 돌아왔다. 일요일에는 반드시 산텔모 시장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꼭 산텔모 시장에 가보라는 말을 여러번 들었다. 산텔모와 함께 근처에 있는 역사지구 라보카까지 함께 가보기로 했다. 라보카까지는 숙소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아직은 이른 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숙소 근처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길이 으스스했다. 현란한 벽화들과 새똥인지 개똥인지 모를 똥들이 길위에 굴러다녔다. 확실히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번화가와 골목들의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겉보기에 무뚝뚝해보이는데 막상 또 길을 묻거나 하면 참 친절하다. 안되는 스페인어와 바디랭귀지로 물어 물어 라보카로 가는 버스에 오르고 보니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진짜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사작했다. 사람 사는 곳의 진짜 모습 말이다. 버스는 골목 골목을 돌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 라보카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라보카는 아르헨티나로 이민 온 이탈리아 노동자들이 거주하던 곳으로 이후 보카 출신인 화가 베니토 마르틴에 의해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꾸며졌다고 한다. 보카의 가장 유명한 곳은 까미니또라는 곳으로 화려한 색색깔의 집들과 여러가지 볼거리들로 눈이 즐거운 곳이었다.


라보카는 탱고의 발상지로도 유명한데 이민자들이 타지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탱고로 달랬다고 한다. 그러서인지 라보카의 까미니또로 들어서면 곳곳에서 탱고춤을 추며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나가던 관광객들의 눈길을 붙잡는 화려한 복장의 여성 무희와 느끼한 표정의 남성을 조심하라. 일단 눈길을 주고 받으면 탱고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댓가로 돈을 지불해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추억 삼아 시도해보고 싶다면 허리를 최대한 꺾어서 멋진 탱고 포즈를 취하는 것도 나쁜지는 않을 듯.


라보카가 위험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기는 하나 철길을 사이에 둔 현지인 거주 지역으로만 가지 않는다면 관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소지품은 꼭 몸 앞쪽으로 붙여서 지니고 있어야 했다. 일단 사람이 많은데다 소매치기는 워낙 이 지역에 많다고 소문이 나 있었다.


아슬아슬하지만 재미있었던 라보카 관광을 마치고 일요시장 산텔모로 향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골목 양쪽으로 긴 시장이 펼쳐져 있었다. 온갖 골동품들과 독특한 수제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물건만이 눈길을 끄는 건 아니었다. 길 한복판에서 노년의 신사와 젊은 무희가 탱고를 추고 있었다. 음질은 좋지 않았지만 스피커에서 나오는 피아졸라의 연주와 하나가 된 공연이었다. 거리공연이었지만 두 사람의 공연은 너무나 멋졌다. 극장에서 본 공연용 탱고와는 다른 아련함이 있었다.


노을이 물드는 하늘을 배경으로 거리마다 탱고와 함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밤이 깊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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