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키고 설킨 전깃줄 위를 쌩하고 지나간다. 때로는 나뭇잎을 흔들며 새소리를 벗하며 같은 듯 다른 듯 무심한 듯한 풍경속으로 다람쥐 민씨가. 어쩌면 민씨가 아닐 수도 있겠다. 박씨거나 노씨거나 꿍씨일수도.
아침이 오는 치앙마이 구시가 숙소 3층 베란다에서 보이는 풍경들. 이 빛과 소리들을 잊지 못해 일년만에 다시 이곳에 왔다. 앞집 카페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음악소리와 오토바이소리 새들의 지저귐이 합주가 되어 아침을 깨운다. 진한 한잔의 커피를 앞에 놓고 이 순간의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만큼만.
치앙마이와의 인연은 오래되었지만 실은 치앙마이는 태국의 여러 장소중에서 내 마음 속 원픽은 아니었다. 바다가 있는 곳을 좋아했으므로 바다를 품은 아름다운 섬이 많은 태국에서 북쪽에 있는 란나의 고도시 치앙마이는 언제나 후순위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듯 다른 듯 무심한듯한 이곳에 국적 다른 많은 이들이 모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싼 물가 친절한 사람들 마음만 먹으면 주변의 매력적인 작은 시골 마을로 언제든 훌훌 떠날 수 있다. 그대가 마음만 먹는다면. 치앙마이에서는 이 마음먹기가 의외로 잘 되지 않는다. 발바닥 아래에 끈적이가 붙어있는 것처럼 여행은 일상이 되고 어느덧 그 무심한 일상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나를 발견할테니까.
힐링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는 사람들이 점점 미세먼지 수치만큼 늘어나고 있는 치앙마이. 한달살기,이주살기,일주일살기 뭐 명칭이야 어떤들 무슨 상관이랴 당신이 무언가에 짓눌려있고 숨쉴 무언가가 필요하다면 ....
시간과 돈이 낭비된다고 스스로를 또다른 여행의 감옥에 가두지 말길.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곳. 그곳이 치앙마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