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록 Jun 18. 2022

핫핑크돌핀스와 함께 바다를 지키자



제주에 7년 반을 살면서 바다를 참 많이 즐겼다. 돌고래도 만나고 소라와 보말도 줍고 해수욕도 하고 모래놀이도 하고 해변 독서도 하며 실컷 놀았다.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 덕분에 내 삶이 풍성하고 넉넉해졌다.



그렇게 내 삶이 좋아지는 7년 반 동안 제주 바다 연안에 사는 제주남방큰돌고래들의 삶도 좋아졌을까? 슬프게도 아니었다. 미안하게도 더 힘들어졌다. 나는 그것을 며칠 전 해양 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의 강연을 듣고 알았다.



해안 연안 가까이, 돌고래 서식지에 풍력발전기를 세우고, 돌고래를 관측하기 위한 관광 선박이 돌고래 서식지를 휘젓고 다니는 통에 돌고래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다치는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단다. 그 결과 서식지 분포 권역이 2007년에서 2016년 사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평소에 풍력발전기를 보면

"제주도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풍력 자원이 풍부하구나! 가까이서 보니 정말 멋있다! 제주도의 상징이야!"

하며 좋아했는데 거기 살고 있는 돌고래의 입장을 몰라도 한참 몰라서 하는 소리였다.  





핫핑크돌핀스가 보호관찰을 하고 있는 제주남방큰돌고래들 중에 몇 마리의 사연을 들었다. 온몸에 낚싯줄을 감고 살고 있는 단이, 꼬리에 낚싯줄을 감고 있어 꼬리가 잘려나갈 위험에 처해있는 꽁이, 꼬리에 걸려있던 낚싯줄이 계속 살을 파고 들어서 잘려나간 것으로 예상되는, 꼬리 없는 돌고래 오래의 이야기였다.



오래의 이야기는 위기의 이야기이자 기적의 이야기라고 하셨다. 왜냐하면 돌고래에게 꼬리는 생존에 맞닿아있는 아주 중요한 것인데 오래는 꼬리가 없는 것을 처음 발견한 지 3년이 지났는데도 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늘 무리 지어 다니는 몇 마리에서 몇십 마리의 돌고래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먹이 사냥을 하며 생존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돌고래들이 우리를 보면 놀라겠다 싶었다. '차별금지법'같은 기본 약속도 하나 만들지 못하고 혐오와 차별 속에서 죽고 죽이는 이 사회를 그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부끄러워졌다.



해양쓰레기가 해양생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사례도 넘쳐나는데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 해안에 마구 버려지는 마스크들 때문에 그들이 병들고, 죽어가고 있단다. 자꾸만 부끄럽다.



바다를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야겠다. 바다에 나갈 때마다 쓰레기를 줍고, 바다 보호 캠페인에 참여하고, 내가 아는 것을 알리고, 바다에 살고 있는 생명들에게 '고마워 사랑해 미안해'를 자주 외쳐야겠다.



혼자만 풍요롭게 바다를 즐기는 일은 이제 너무 부끄러우니까.





@hotpinkdolphins

핫핑크돌핀스의 추천책 4권

#바다로돌아간제돌이

#아기산호플라눌라

#바다가아파요

#제돌이의마지막공연


#사진출처핫핑크돌핀스

#해양생태계보호


매거진의 이전글 상수도관 터짐과 봉지 대탈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