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울 때 만난 사람은,
대개 오래가지 않는다.
예전에 그런 적이 있었다.
유난히 마음이 허전했던 날,
괜히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졌다.
그 사람이 특별해서라기보다
그날의 내가 너무 외로웠기 때문이었던것 같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그 사람을 보고 있는 게 아니라,
내 외로움을 보고 있었다는 걸.
서양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저녁에 의자를 사지 말라.”
하루가 끝난 시간에는
모든 의자가 편해 보인다.
배가 고플 때 장을 보면
모든 음식이 맛있어 보이듯이.
그때의 우리는
판단이 아니라, 결핍으로 선택한다.
사람도 비슷하지 않을까.
마음이 허기질 때 만난 사람은
실제보다 더 괜찮아 보인다.
더 따뜻해 보이고,
더 나를 이해해줄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 감정은 오래가지 않는다.
내가 기대했던 역할을 그 사람이 해주지 못하는 순간,
우리는 쉽게 실망하고 그 감정을 상대에게 돌리게 된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외로울 때는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고.
그건 관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혼자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드러낸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에 흔들리는지,
어떤 방식으로 외로움을 견디는지.
그 질문들 앞에 서는 순간,
우리는 조금씩 단단해진다.
신기하게도,
혼자가 괜찮아지는 순간
관계도 달라진다.
누군가에게 기대기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있어도 괜찮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어쩌면 인연이라는 건
외로움을 채우려 할 때가 아니라,
외로움 없이도 괜찮아졌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오늘은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
나를 먼저 만나보려 한다.
외로움을 없애려 하기보다,
그 감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는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