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벼랑 끝 상담

라이킷 14 댓글 1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송아론 Feb 02. 2021

[최고야 원장] 내담자를 상담하며 느낀 것

본 글은 저희 어머니(최고야 원장)가 상담을 하며 느낀점을 쓴 글입니다.

상담을 하다가 보면 참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운 일들이 많다.

상담소를 찾는 내담자를 보면 대부분이 부모에게 상처를 받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다.

어려서부터 부모가 두려운 존재로 인식한 경우.

아이의 의견은 무시하고 부모의 생각대로 양육된 경우.

부모가 술 먹고 가정폭력을 일삼던 경우.

부모가 이혼하고 친척집에서 눈치 보며 성장한 경우.

가족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경우.

부모의 외도를 목격한 경우.

부모가 감정적으로 아이를 학대한 경우.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성장한 경우.

부모에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 경우.

지나친 기대감으로 아이에게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 경우.

이혼 후 새부모를 맞이해서 살다가 트러블이 생긴 경우.

어려서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이 부족한 경우.

형제간에 비교당하며 성장한 경우.

부모의 자존감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경우.

부모의 우울증이 자녀에게 영향을 준 경우.

부모의 부정적 가치관에 영향을 받은 경우

등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

자녀가 이런 가정환경에 노출된 경우 처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잘 사는 듯 보인다.

하지만 심리적 잠복기간(5년~10년)이 지나면 증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정신과 약을 먹지 않으면 어려워지고 각종 정신적 증상으로 죽을 것 같은 상태에 이른다.

가족은 처음에 자녀가 어떤 상태인지 인지하지 못한다.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집에 틀어박힐 때, 또는 감정조절이 안 돼서 가족에게 폭력성을 나타낼 때, 이해 안 되는 소리와 사고를 할 때, 우울증에 걸려 꼼짝도 하지 않을 때, 사회에 대한 도덕성이 결여되어 난폭한 언어와 행동을 할 때, 자주 숨이 막히거나,심장이 뛰는 것을 볼 때야 가족은 심각성을 느낀다.

그러나 이처럼 증상이 일어날 때쯤 이면 이미 오래전부터 내담자는 고통 속에서 긴 시간을 이해받지 못 한 채 지나온 것이다. 이때 내담자를 이해하고 용서를 구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현실이 눈앞에 닥쳐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너무 안타깝고 화도 난다.

부모는 반드시 자녀에게 과거에 잘못했던 일을 철저히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심리치료를 할 수 없다.

나는 지금까지 내담자를 치료할 때 환경문제를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물론 부작용도 있었다. 가족과 대판 싸우기도 했다.

그럼에도 내가 물러서지 않는 건, 내담자를 정상적으로 살아가게 할 의무와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는 많은 내담자를 건강한 사회로 돌려보냈다. 치료가 잘된 내담자는 부모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녀를 이해한 경우이다.

모든 심리증상에는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을 도려내지 않고는 완전한 치료는 어렵다. 그래서 나는 모든 상담사들이 꺼리는 환경치료를 감히 진행하는 것이다. 상담사로서 내담자를 치료하는 과정에 가장 핵심인 환경을 배제하고 치료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환경을 통해 내담자를 대신하여 지나간 앙금의 시간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용서와 이해, 화해의 과정을 거쳐 내담자를 치료하고 있다.

내가 소중하면 상대의 인생도 소중할 권리가 있다. 내가 편히 살기 위해 내 자녀, 가족을 방치한다면 내 인생도 방치당하는 삶으로 갈 것이다. 너무도 소중한 한 사람의 인생을 위해 나는 오늘도 사명을 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