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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아론 Feb 12. 2021

[심리 이론] 환시를 보는 6개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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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거나, 장기간 부정적 환경에 노출된 사람은 여러 가지 심리 증상이 나타납니다. 오늘은 다양한 심리 증상 중 하나인 환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내담자가 환시를 보는 이유는 크게 6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① 죽은 사람 


  돌아가신 할머니나 할아버지, 부모님 등 죽은 사람이 환시로 보이는 경우입니다. 고인이 된 분들이 보이는 이유는 내가 심적으로 힘들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위로를 받기 위해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만약 부모님이 살아계셨다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아계셨다면 나에게 어떤 말과 위로를 해줬을까. 라는 욕구로 인해 나타나는 것입니다.


  실제 사례에서도 심적으로 굉장히 힘든 내담자가 있었습니다. 자기편이 하나도 없어서 환시로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보였는데, 그 이유는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부터 나를 굉장히 예뻐했었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나를 위로해줬을 거라는 욕구로부터 나타난 것이죠.


  이외에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후, 그리움으로 사무쳐 환시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역시도 그 사람을 보고 싶다는 욕구가 발동돼 환시를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② 가상의 인물


  나도 모르게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내는 환시입니다. 친구가 없어서 존재하지 않는 친구를 만들어 내거나, 나를 도와줄 사람, 혹은 보호가 필요해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 역시도 1번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무의식적 욕구가 반영되는 환시입니다.


  사례로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 아이가 부모에게 방치를 당해 아동센터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리다 보니 아동센터에서 여러 사고를 쳤습니다. 벌도 받고 혼도 났죠. 아이는 그때부터 사고를 치면 혼나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또래의 가상의 인물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가상의 인물은 아이에게 거짓말을 시키는 존재로, 아이가 혼날 상황만 되면 여지없이 나타나 거짓말을 하라고 시켰습니다. 놀다가 집에 늦게 들어가거나, 학원에 가지 않으면 엄마에게 갔다고 거짓말을 하라는 것이죠. (나중에 엄마랑 같이 살게 됨)


  아이가 이처럼 거짓말을 시키는 환시를 만들어 낸 이유는,  과거에 너무 많이 혼나다 보니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환시를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③ 귀신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귀신을 보는 환시입니다.  실제로 공포영화 컨저링을 보고 내재된 두려움이 폭발해 컨저링에서 나오는 인형을 환시로 보던 학생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학생은 단순히 공포영화를 봤기 때문에 환시를 본 게 아니라는 겁니다.


  학생이 환시로 컨저링 인형을 본 이유는 평소에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이 내재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컨저링을 보면서 아버지와 똑같은 공포를 느끼게 되었고, 이것이 기폭제가 되어 환시를 보게 된 사례입니다.


  이외에도 엄마 얼굴이 귀신으로 보이던 아동도 있었습니다. 엄마가 귀신이랑 대화도 하고, 잠잘 때도 귀신으로 보이고, 심지어 놀러 갈 때도 귀신이 보였습니다.


  아이가 귀신을 본 이유는 엄마의 자해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엄마의 엄마(외할머니)도 자해를 하다가 돌아가신 걸 아이는 직접 눈으로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아이는 엄마가 자해를 하다가 할머니처럼 죽어서 귀신이 되는 건 아닐까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그 불안감이 커져 결국은 엄마는 이미 귀신이 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귀신이랑 대화를 하는 것도 보고, 잘 때도 엄마 얼굴이 귀신으로 보이고, 놀러 갈 때도 귀신이 보였던 것입니다.


 학생과 아이는 모두 내면에 공포와 두려움이 사로잡혀 귀신의 형태로 환시를 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④ 실제 인물 


  실존하는 인물이 환시로 보이는 경우입니다. 이는 피해망상과 연관이 됩니다. 과거에 나를 괴롭혔거나 음해했던 사람이 나타나는 환시입니다. 그 사람이 집에도 들어오는 것을 보고, 집 밖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걸 환시로 보게 됩니다.


  한 내담자는 결혼 후 형님(남편의 누나)과 시누이들에게 너무 심하게 괴롭힘을 당해, 집에 계속 그들이 오는 걸 보는 내담자가 있었습니다. 자꾸 자기를 지켜본다거나, 반찬을 바꾸거나, 티브이에 나오거나, 내가 입는 옷을 없애는 등,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를 괴롭히는 것을 봅니다. (여기에는 느낌도 포함) 심지어는 친구들과 밥을 먹을 때도 형님이 나타나 자기에게 욕을 하고 가는 걸 보기도 합니다.


  학교폭력이나 왕따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처럼 사람으로부터 크게 상처를 받거나 피해를 당하면 이것이 환시로 보여 나를 끝까지 괴롭힙니다. 

  만약 주변에 이런 분이 있다면, 절대로 논리적으로 대화를 해서는 안됩니다. 그 사람이 보는 건 실제상황입니다. '그런 사람들 없다.', '잘못 보는 거다.', '그건 그냥 네 생각일 뿐이다.', 라는 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공감해주고 이해해주세요.


⑤ 불특정 다수 


  불특정 다수도 피해망상과 연관이 있습니다. 과거에 나에게 피해를 줬던 사람이 다른 사람을 시켜 나를 감시하거나 피해 주는 걸 환시로 봅니다.

  검은색 승용차가 나를 따라온다던가, 나도 모르는 사람이 내 뒤를 밟는다거나, 집을 지켜보는 등 내가 모르는 사람이 나에게 피해를 줍니다.


   그러다 보니 알 수 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해서 가족이나 지인, 친구들이 상당히 혼란스러워합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도 못하겠고 이해도 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꼭 이런 분이 있다면, 과거에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어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⑥ 사물


  천장이나 벽, 기타 사물들이 움직이는 걸 보는 환시입니다.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자꾸 귀에서 소리가 들려 괴로워하던 여성이 있었습니다. 벽에서 나는 소리, 창문에서 나는 소리, 천장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하루도 편히 지내는 날이 없었습니다. 층간 소음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 또 소리가 그냥 들리는 것도 아니고 항상 나에게 도전적이고 시비를 거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당시 여성은 이처럼 환청을 들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환시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소리가 나에게 피해를 주는 것처럼, 자기가 내는 소리도 남에게 피해를 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내가 기침을 하면, 반대편에 있는 사람의 책상이 덜덜덜 떨리는 걸 눈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기침은 물론 숨소리도 내지 않고 움직임도 최소화했습니다. 또 펜으로 필기를 할 때도 소리가 나지 않게 꾹꾹 눌러썼습니다. 

 

  그녀에게 이런 증상이 생긴 원인은 귀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귀가 유난히 커 초등학생 때부터 아이들에게 당나귀 귀라고 놀림을 받았던 것입니다. 그것이 중학생 때까지 큰 스트레스가 되어 어느 날부터 환청이 들리기 시작했고, 모든 소리들이 위협적이게 들렸던 겁니다. 이런 증상을 10년 동안 가진 채로 있다 보니 자기가 소리를 내면 사물들이 움직이는 걸 보게 된 겁니다.




  환시의 유형을 분류한 이유는 상담 시에 내담자마다 다양한 환시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또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제가 예시로 든 것이 모든 내담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성폭행을 당한 내담자 중 사물이 움직이는 환시를 보는가 하면, 어떤 내담자는 실제 인물이 나타나는 환시를 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당시의 상황과 환경, 이후 조치에 따라 천차만별로 구분되서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환시의 유형을 알면, 그 사람이 왜 그런 것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와 행동을 하는 것은 모두 상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는 논리적, 이성적으로 다가서지 마시고, 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며 받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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